나홀로 선거 혁명의 참뜻

4.27보선이 여당의 참패 속에 끝났다고들 한다. 물론 그렇다. 빅4 가운데 여당 한나라당이 김해을에서 겨우 한 석을 얻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그것도 한나라당에 의존치 않고 이재오식 나홀로 선거로 승리했다.

여느 보선과 달리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데서 보듯이 국민의 관심을 끈 이번 선거 결과는 국민들이 한나라당에게 더 이상 웰빙정당으로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따끔한 채찍을 든 것으로 해석된다.

수도권 분당乙에서의 첫패배는 웰빙정당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분노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계파라도 제대로 있으면 좋겠다.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제각기 놀 뿐이고 정당이라는 조직의 실체와 그에 따른 단결된 행동은 드러나지 않는다. 개별적 인기몰이에 급급할 뿐이다. 역대 여당 가운데 이번 한나라당만큼 무기력한 여당이 있었을까 싶다.

가령 ‘무상급식’에 관한 뜨거운 논쟁이 서울시에서 현재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무상급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플래카드 하나 제대로 걸지 않고 있다. 반면 민주당, 진보신당 등 야권은 서울 도심 도처에 ‘친환경’이라는 누구도 거부하기 힘든 절대 명제적 수식어를 앞에 붙여놓고 무상급식의 당위성을 대국민 홍보하는 플래카드를 걸어놓고 있다.

무상급식이 공짜가 결코 아닌 ‘세금폭탄 급식’이며 재벌 자녀는 물론이고 빌딩 소유주 자녀들에게도 무상급식하는 ‘부자무상급식’임을 알리는 플래카드 하나 걸어놓지 않고 있는 이 사례 하나만 봐도 한나라당이 얼마나 한심한 정당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가두 플래카드 홍보 하나 제대로 못하는 정당이라면 국민과의 소통을 운운할 자격조차 없는 정당이다.

그렇다고 민주당 또한 수권정당일 수 있을까?

이번 선거에서 유심히 볼 대목이 있다. 서두에서 지적했듯이 이재오식 나홀로 선거가 김해乙뿐만 아니라 분당乙에서도 승리했다는 것이다. 이재오식 나홀로 선거 실험 이후 당의 지원을 받지 않아야 당선되고 당의 색깔에 의지하면 낙선된다는 요상한 등식이 생겨난 것이다. 정당 정치가 대의 민주주의의 한 근간일 텐데 이 근간이 무너져 버린 것이다. 그러므로 혁명이라 할 만하다.

그렇다면 이재오식 나홀로 선거 혁명의 참뜻을 무엇일까?

그 답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당장 표를 얻기 위해 국가백년대계는 아랑곳 없이 지역포퓰리즘, 복지포퓰리즘을 쏟아내고 있는 정치꾼들, 면책특권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제대로 검증도 하지 않는 채 아니면 말고식 3류 찌라시 신문같은 대정부 질의를 퍼부어 대는 정치꾼들에 대한 국민들의 엄정한 심판인 것이다.

집권정당이든 수권정당을 자처하는 야당이든 간에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정치인들이 자신에게 냉혹한 잣대를 들이대며 반성하고 또 반성해야 할 대목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