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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중반 김정일 후계체제 구축을 전후로 북한 매체들에 등장했던 '당중앙'이 김정일(현 국방위원장)을 지칭하는 것임을 입증해주는 문건이 국내에서 처음 공개됐다.
연합뉴스가 26일 입수한 1975년 8월21일자 김일성종합대 학보는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 원수께서와 당중앙에서 우리 대학에 또다시 귀중한 선물을 보내주시었다' 제하의 1면 머리기사에서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온 사회의…(후략)"라며 '당중앙'과 김정일을 같은 인물로 언급한다.
이는 노동신문 등 공식매체에 등장하던 '당중앙'과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가 김정일을 가리키는 것이라는 기존의 주장이 사실임을 확인해 주는 것이어서 학술적으로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문건을 제공한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의 공식등장 6년 전인 1974년 2월 당중앙위원회 제5기 8차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당중앙위 정치위원에 임명돼 후계자로 공인된 뒤 북한 문건에 '당중앙'이란 단어가 등장하자 전문가 사이에 '김정일'을 지칭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이어졌다.
정 위원은 5월 말 펴낼 '현대 북한의 정치'라는 책을 집필하던 중 2003년 김일성대 김정일동지 혁명역사기념관에서 촬영한 사진을 검토하다가 이 학보를 찾아냈다.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조총련에 보낸 문서 중 '당중앙'이란 표현이 무엇인지 몰랐는데 `김정일을 지칭한다'는 당시 여러 소식통의 귀띔이 사실임을 이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북한 출신인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학보 성격에 대해 "학술 관련 문건 중 가장 권위 있고 철저한 검증과 논쟁을 거쳐 정리된 것만 실어 최고당국의 정책방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