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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에 새싹이 돋고 꽃망울이 움트듯 청와대와 불교계도 봄기운이 도는가. 양측이 한발한발 서로에게 다가가는 징후가 계속되고 있어 주목을 끈다.
이명박 대통령은 8일 "사찰, 서원과 같은 전통문화의 가치를 발굴하고 확산하는 일이 한국의 이미지를 신장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국적인 것은 우리가 갖고 있는 특화된 것으로 전통문화가 대표적”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전통문화는 주로 불교와 유교문화”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제4차 국가브랜드위원회의 전통문화와 불교 유산에 관한 보고 과정에서 나왔다.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장은 먼저 “고유문화 자산을 세계인이 공감하는 문화콘텐츠로 재해석, 글로벌화 하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보고했다. “구체적으로 전통사찰의 정신적 가치에 대한 스토리텔링 등의 문화콘텐츠를 관광상품으로 연계, 확대하는 것을 모색하겠다”고 이 위원장이 말하자 이 대통령의 관련 발언이 이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두고 “오랜 역사를 지닌 불교유산에 대해 종교적 차원에서가 아니라 전통문화의 보존과 유지차원에서 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그는 또 “대통령의 발언에는 사찰 등 불교문화의 보존 문제가 작금의 현실처럼 종교적 논쟁의 대상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본다”는 말도 덧붙였다.
불교계 입장에서 본다면 솔깃해 할 대통령의 발언이자 청와대 참모의 해석이다. 현재 불교계 현안이자 개신교와 갈등을 빚고 있는 불교문화 보존과 관련해 이 대통령의 속 뜻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내 불자들의 모임인 청불회(회장 홍상표 홍보수석)는 지난달 28일 청와대 경내에서 춘계법회를 가졌다.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열린 법회였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조계종 직할교구의 본사인 조계사는 법회 다음날인 29일 정부•여당인사 출입금지 팻말을 설치 100여일 만에 거뒀다.
A4 크기의 안내 팻말에는 ‘정부 및 여당 관계자 분들의 출입을 엄격히 금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날 이 대통령의 발언은 ‘부처님 오신 날’(5월10일)을 불과 한달여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특히 관심을 끌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