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3·1절 기념식장에서 제의했으나…민주 ‘언론플레이’로 규정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일 3·1절 기념식장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사실상 청와대 회동(영수회담)을 제안했으나 민주당이 이를 ‘언론플레이’로 규정, 회동에 다시 한 번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손학규 대표는 2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에서 영수회담을 간절히 원한다고 하니 대답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 자리를 빌려 대통령이 통 크게 국민에게 날치기와 민간인 사찰이 잘못됐다고 사과 한 번 하시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즉, 2월 예산안 처리 및 민간인 사찰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며 회동에 단서를 붙인 셈이다.

  • ▲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3.1절 기념식장에서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3.1절 기념식장에서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손 대표는 이어 “대통령이 날치기와 민간인 사찰에 대해 사과하기 싫다면 최소한 재발방지 약속은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3·1절 기념식장에서 있었던 ‘회동 제의’ 보도를 두고 ‘언론플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어제 언론 보도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라면서 “제 1야당 대표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손 대표에게 “언제 한번 봐요”라고 말하자 손 대표는 이에 “예”라고 답했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청와대는 영수회담을 제의했다고 주장하나 민주당은 ‘언제 한번 봐요’라는 지나가는 말이었기 때문에 전혀 의미를 두고 있지 않았다”면서 “민주당과 상의를 했다는데 청와대로부터 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1일 신년 좌담회에서 손 대표와의 청와대 회동 의사를 밝혔고 이후 청와대와 민주당 간에 물밑협의가 이뤄졌으나 국회 등원 문제, 예산안 통과 사과 요구 등으로 난항을 겪다 무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