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국적 세탁해 3대 도입 시도한국서 유지 보수 중 적발...한미 공조로 인도 저지
  • 한미 양국이 ‘합동작전’으로 대이란 금수 품목이었던 보잉 747기의 이란 인도를 저지했던 사실이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 국무부 비밀전문을 통해 확인됐다.
    재미 블로거 안치용씨가 8일 자신의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에 소개한 이 전문은 2008년 2월 23일 미 국무부가 주한미국대사관에 보낸 것으로 '한국 정부에 대한 이란행 미국 민간 항공기 억류 요청'이란 제목의 비밀전문이다.

  • ▲ 미국 본토로 돌아간 문제의 보잉 747기.ⓒ‘스크릿 오브 코리아’ 캡처
    ▲ 미국 본토로 돌아간 문제의 보잉 747기.ⓒ‘스크릿 오브 코리아’ 캡처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말로 시작된 이 비밀전문에서 미 국무부는 한국 인천공항에 계류 중인 N106UA와 N192UA 등 보잉 747-400기 2대와 김해공항에 계류 중인 NU185UA 747-400기 1대 등 3대의 아르메니아 행 저지를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
    미 국무부는 “이 보잉 747 항공기들은 아르메니아 블루에어웨이 항공사 소속으로 등록된 뒤 대이란 금수조치를 어기고 이란 민간항공사인 마한에어에 인도될 것이 확실하다”며 “주한미국대사관은 한국 정부의 협조를 얻어 이들 항공기가 이란으로 인도되지 못하도록 저지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한국에서 유지보수를 받고 있는 이 비행기들이 발리그룹 자회사인 블루 스카이로 도색됐지만 블루에에웨이를 거쳐 이란에 인도될 것이라는 확실한 근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이어 “항공기들의 실제 소유주는 이란 현 정권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영국 발리그룹이며 이 항공기를 인도받게 될 이란의 마한에어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추진 중인 대륙간탄도미사일개발, 핵개발을 돕고 있어 대이란 금수조치 대상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요청을 받은 한국 정부는 도색을 마치고 인도를 기다리던 이들 항공기를 아르메니아로 보내지 않고 상당기간 한국에 계류시킨 뒤 미국으로 돌려보내 보잉기를 비밀리에 인도받으려던 이란의 시도를 저지했다.
     
    실제로 민간항공기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블루스카이로 도색된 NU106A는 전문 발송 뒤 인천국제공항에서 김해국제공항으로 옮겨져 약 1년간 한국에 계류돼 있다가 지난 2009년 10월 14일 미국 본토로 돌아갔다.
    이란은 북한과 함께 핵개발을 시도하는 등 미국과 국제사회에 의해 이른바 '깡패'국가로 지목된 나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