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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들
첫째는 먹을 것입니다. 밥이건 떡이건 빵이건 사람은 먹어야 삽니다. “사흘 굶으면 도둑질을 안 할 놈이 없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40일을 굶어도 견디는 그런 사림이 간혹 있기는 하지만 예외중의 예외입니다. 도둑질만이 아니라 극한 상황에서는 힘이 센 놈이 약한 자를 잡아먹기도 합니다. 20세기에도 그런 일이 있었으니 아마 21세기에도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매우 괴로운 사실입니다.곤충으로부터 맹수에 이르기까지, 짝을 짓는다는 것은 먹는 일 다음으로 절실한 과제입니다. 데이트니 연애니 약혼이니 결혼이니 하는 것이 얼핏 보기에는 성욕이라는 동물적 본능에서 거리가 먼 것 같이 느껴지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저 거기서 거기입니다. 그러므로 정치는 국민에게 밥을 먹여야 하고 사회는 결혼이라는 제도만은 지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존중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오늘의 사람 사는 세상이 물질적 풍요에도 불구하고 분배가 고루지 못하여 삶이 본질적으로 불행합니다. 사회주의가 일단 망하고 난 뒤라서 이 불평등은 영영 벗어날 수 없겠다는 절망감에 더욱 불행감으로 사로잡히는지도 모릅니다. 따지고 보면 현대사회는 인간의 두 가지 본능을 옳게 다루지 못하였기 때문에 점점 혼란스럽고 날마다 미궁을 헤매는 듯합니다.
그래서 인류가 쟁취했다는 자유가 우리에게 기대했던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료급식도 ‘성’의 개방도 의료보험도 모두가 인간의 행복과는 거리가 먼 곳에서 겉돌고 있는 듯합니다. 하루세끼 먹던 것을 두 끼로 줄이고 한 끼로 줄이는 노력 없이 식량증산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남자와 여자가, 비록 결혼을 한 사이라고 하여도, ‘성’을 절제하려는 노력 없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가정이 이루어질 수 있겠습니까.
온종일 뜨물에 코를 박고 꿀굴대는 돼지도 먹을 만큼 먹고는 더 먹지 않는다는데 인간은 번번히 과식하여 속이 거북하답니다. 모든 동물에겐 발정기가 있어서 그때에만 성욕이 발동하여 짝을 짓는다는데 인간의 실상은 “이게 뭡니까‘. 봄. 여름. 가을. 겨울, 한결같이 요동하며 말썽 아닙니까.’양기부족. 조루증에 특효약‘ 광고지를 일 년 내내 뿌리고 다니는 , 아아, 한심한 인생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