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뱃길연구소 김창원 소장, 최병성 기사에 쓴 소리“영산강도 모르고 헛 주장...제 정신 아냐”
  • "100년 전엔 수심 10m...30년간 1억㎥ 퇴적
    진작 할 사업인데 대통령 욕...엉터리같은 사람 많아"


    19일 최병성목사가 ‘4대강을 강행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전두환 된다’는 기사를 19일 오마이뉴스에 써 세간의 지탄을 받았다. 글쓴이 최병성 목사는 기사 중 영산강의 뱃길은 옛날에도 밀물에만 이용했기 때문에 지금도 영산강 하굿둑만 없애면 영산강의 수량은 충분해질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퇴적토를 준설할 필요도 없다는 뜻이다.

    이에 관해 영산강 뱃길 전문가는 어떤 생각을 할까. 김창원 영산강 뱃길연구소장으로부터 이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김소장은 지금도 나주 영산포 인근 본류 제방에 거주하는 영산강과 영산포 뱃길 전문가이다.

     


    -최병성 목사의 반대주장을 보면 하구둑을 트면 준설하지 않고도 수심이 깊어진다는 것처럼 들린다.

    “기사에서 보면 영산포 옛날 사진의 수면위치와 등대 모습이 비교돼 있다. 수심이 등대 기준은 아니다. 4대강

  • ▲ 김창원 영산강뱃길연구소장이 지난해 6월, 영산포등대 인근에서 퇴적이 심한 영산강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다. 다리 난간 뒤로 준설을 하기전  영산강 바닥이 물위로 드러나있는 것이 보인다.
    ▲ 김창원 영산강뱃길연구소장이 지난해 6월, 영산포등대 인근에서 퇴적이 심한 영산강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다. 다리 난간 뒤로 준설을 하기전 영산강 바닥이 물위로 드러나있는 것이 보인다.

    사업 전 영산포등대 앞 수심은 0.5~1m정도였다.
    내가 어릴 적에는 3~4m정도 수심이 됐다. 100년 전 고지도엔 썰물 때 3장(丈) 밀물 때 4장 즉 10미터 내외로 기록돼 있다. 수면 아래 퇴적이 심한 것은 현장을 와보면 안다.

    또 영산강만 아니라 모든 강에 퇴적토가 쌓여있다. 영산강의 퇴적량은 1년에 300만㎥로 추정된다 30년간 합하면 1억㎥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전체 강에, 하구둑이 있건 없건 한해 1억 ㎥는 퇴적토가 쌓인다.
    준설할 필요가 없다는 근거없는 소리하는 사람은 한심하다. 할일 없는 사람 많지 않은가? 한번 떠들어보고 아니면 말고 책임도 안 지는 그런 사람의 말일 뿐이다.“

    -영산강을 살리는 것은 하구 둑을 여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하구둑을 열면 물론 옛 강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럴 수 있으면 그래야한다. 그러나 퇴적이 됐다 안됐다는 것과 하구둑 개폐는 별개 문제다. 거듭 말하지만 치수의 기본은 도랑치기다. 농사짓는 사람은 봄에 가장 먼저 하는 것이 농수로에 도랑치기다. 강도 도랑이다. 우리나라는 한 번도 도랑을 안쳤다. 그래서 지금도 걸어 다닐 정도로 얕아진 것이다.
    자료만 조사하면 나오는데, 와 보지도 않고, 자료도 믿지 않고 헛된 주장을 한다. 그런말 하는 사람은 자기 희망사항을 말하는 것일 뿐, 실상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현장에 와서 현장 말도 들어보고 관련 자료도 봐라. 혼자 하고 싶은대로 말하다 ‘아니면 말고’ 하는 사람들 정말 많더라.

    -옛날에도 밀물때만 다녔다는 주장을 하는데.
    “원래 고지도에도 밀물 때 수심과 썰물 때 수심이 표시돼 있다. 밀물 땐 수심이 깊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배는 주로 밀물 때 움직이는 게 당연하다. 또 수심만이 아니다. 밀물이 강물을 밀어 올려 힘을 덜 들이고도 상류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밀물 때 배가 움직이는 것이다. ‘옛날에도 밀물 때만 배가 움직였다’며 지금 퇴적토 준설을 비판하는 것은 뭘 모르는 말이다. 수심이 핵심이 아니라 편하게 상류로 올라오는 방법이 밀물 때를 이용하는 것이다.

  • ▲ 나주시 영산포등대. 지난해 6월 영산강 뱃길복원추진위워회원들이 영산강살리기를 촉구하며 주먹을 들어올리고 있다.
    ▲ 나주시 영산포등대. 지난해 6월 영산강 뱃길복원추진위워회원들이 영산강살리기를 촉구하며 주먹을 들어올리고 있다.

    -반대측이 주장한대로 라면 지금 홍수도 안날 것 같은데?

    “강의 기본은 어느 나라나 준설하는 게 기본이다. 중국이나 미국 일본 퇴적토 준설이 기본이다. 지금도 기후변화로 홍수가 증가한다. 최근 브라질 호주를 봐라. 그런 홍수를 우리나라에서도 겪을 수 있다. 홍수 나면 ‘수위싸움’이다. 우기에 60~70%는 침수 피해다. 준설을 안해 금방 차오른 물이 제망을 넘어 저지대로 밀려드는 것이다. 홍수로 침수되면 자연재해라서 보상도 안 된다. 강 주민만 당하는 것이다. 지금 4대강 예산도 사실상 70%는 홍수예방이라고 볼 수 있다. 진작 해야 할 사업을 하는데 대통령 탓한다면 제정신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런걸 반대측이 모르지는 않을텐데.

    “지금 대통령이 한다니까 반대하는 것 같다. 그러나 김대중 정권 노무현 정권 때도 추진하다 예산배정이 안 돼 못했다. 당시엔 지역민을 배신한 것이다. 아마 반대측은 청계천 살아나는 것을 보고 놀랐을 것이다. 그걸 반대측이 의식하는 것 같다. 그러나 확신하건대 4대강 효과는 청계천과 비교할 정도가 아니다. 아마 10월에 아라뱃길이 열리면 그 효과를 깨닫게 될 것이다. 4대강 생태복원 외에 뱃길 복원 얘기도 나올 것이다. 강 연결은 몰라도 국민들이 내륙에 뱃길도 만들자는 생각을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엉터리같은 사람이 많다. 4대강도 정비되고, 아래뱃길도 열리는 올가을이면 무엇이 맞는지 판가름 난다.

  • ▲ 지난해 7월 나주시 금천면 원공리 영산강 준설현장. 점토질이 많은 퇴적토가 너무 쌓여 강바닥이 거의 들판같은 느낌이 든다.
    ▲ 지난해 7월 나주시 금천면 원공리 영산강 준설현장. 점토질이 많은 퇴적토가 너무 쌓여 강바닥이 거의 들판같은 느낌이 든다.
     
  • ▲ 오마이뉴스에 글을 쓴 최병성 목사. 지난해 7월 토론회.
    ▲ 오마이뉴스에 글을 쓴 최병성 목사. 지난해 7월 토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