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구제역 백신 접종한 소·돼지, 설 전에 출하"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구제역 백신을 접종한 소와 돼지를 설 전에 출하하도록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강원도 횡성군청을 방문해 강원도를 비롯한 전국의 구제역 진행 및 방역 상황을 보고받은 뒤,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게 "살처분 안 된 소와 돼지에 대해서는 설 연휴 전에 융통성 있게 출하되지 않느냐"며 물었다.

이에 대해 유 장관은 "백신 접종 후 2주가 지나면 출하에 지장이 없다. 백신 방역으로 항체가 생긴 지역에서는 설 전에 도살해 출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이 이어 "잘 됐다. 백신을 두 번 놓게 돼 있느냐"고 묻자, 유 장관은 "한번 놓더라도 출하에는 지장이 없다. 이미 백신으로 방역을 했기 때문에 항체가 생겼다고 하는 지역에는 구정 전에 도살을 할 수 있도록 농수산식품부에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앞으로 구제역에 대해 백신을 활용해 살처분을 아주 최소화 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리와 관계된 장관들이 전부 모여서 우리가 백신을 사전에 활용함으로써 구제역을 예방하고, 또 살처분을 거의 제로에 가까운 최소한으로 줄이는 그러한 정책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 살처분을 통해서 백신을 활용한 경험을 가지고 앞으로는 더욱 철저히 예방을 하도록 정부 방침을 바꿨다"면서 "백신을 활용함으로서 얻은 경험이 우리가 정책을 수립하는데 많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가능하면, 구정 전에 이 구제역 방역에 성과가 좀 나와서 구정을 쇠는데 우리 국민들이 조금이라도 편안한 마음으로, 걱정스럽고 불안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횡성군은 한우 대표적인 지역이라고 생각해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고석용 군수가 입술이 다 텄다. 5만 군민이 명품 한우를 지키는데 애를 많이 썼다"고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 구제역을 당하고 보니까 평소 방역과 예방을 철저하게 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더욱 느끼게 됐다"면서 "공항에서 방역을 하는 것만으로 될 수 없고 축산업 하시는 분들이 현장에서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백신으로 평소 예방하는 것으로 정책의 방향을 바꿨다 하더라도 농가에서 평소 방역·예방을 더욱 각별히 실행함으로써 완벽을 기할 수 있다"며 "이제는 전 세계 곳곳을 오가는 시대이기 때문에 평시 관리를 안 하면 힘들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구제역 초소에 들러 방역 작업에 투입된 공무원과 군인, 경찰, 소방관, 수의사, 자원봉사자 등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격려한 뒤 "투철한 사명감이 아니면 그 일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설 연휴 전에 총력을 다해 방역에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살처분 가축 침출수로 인한 지하수 오염 대책에 대해서는 "살처분한 지역은 상수도가 잘 안 되는 지역이 많다"며 "전국적으로도 유사한 일에 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 방문에는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 홍상표 홍보수석, 황영철 한나라당 의원 등이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