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의 대부' 정흥원씨 찬차마요市 시장 취임페루서 중남미 첫 한인시장 탄생
  • 지구 반대편에 있는 중남미에서 이민역사 106년 만에 처음으로 한인 시장이 탄생했다.

    13일(현지시각) 주 페루 한국대사관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한인동포 정흥원(64)씨가 지난 2일 수도 리마에서 동쪽으로 300㎞가량 떨어진 중부도시 찬차마요(Chanchamayo)에서 임기 4년의 시장에 취임했다.

  • 현지 원주민들에게 '마리오 정'으로 알려진 정 시장은 작년 10월 3일 치러진 선거에서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푸레르사(Fuerza) 2011'의 후보로 출마해 유권자 9만6천명 중 34.8%의 득표율로 현직 시장을 제치고 당선됐다.

    페루에서 이민생활을 한 지 15년째인 정 시장은 현지에서 음식점 운영과 생수사업을 하며 생활고에 시달리는 원주민들을 적극적으로 도와 '빈민의 대부(el padrino de los pobres)'로 불리며 유권자의 신망을 얻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페루 이민 전 아르헨티나에서 생활한 기간까지 합쳐 모두 35년을 남미지역에서 보냈지만 아직 한국국적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모국에 대한 애정도 크다.

    페루에서는 영주권을 가진 외국인의 경우 2년 이상 출마지역에 거주한 사실이 인정되면 대통령과 국회의원, 장관직을 제외한 공직선거 입후보에는 문제가 없어 한국국적을 갖고도 출마에 별 어려움이 없었다고 한다.

    정 시장은 주민 1천600명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취임식에서 "나는 회사 운영을 통해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서 "임기 4년 동안 여러분들과 힘을 합쳐 지역발전을 꼭 이루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 시장이 이끌어갈 찬차마요시는 인구 17만6천명에 커피농업이 주요 산업이며, 은과 구리, 아연 등 광물 자원의 보고여서 한국과 교류가 확대될 경우 국내 광물 산업에도 큰 도움을 주게 될 전망이다.

    주 페루 대사관의 김완중 공사는 "이민을 와 성공한 한국동포가 현지에 도움을 주고, 시장에 앞도적인 표차이로 당선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정 시장이 빈민의 대부로 사랑받고, 존경받아 같은 한국인으로서 무척이나 뿌듯하다"고 말했다.

    정시장은 "나는 특출나지 않은 보통사람입니다. 그래서 여기 원주민분들이 나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애초 시장에는 관심도 없었고 그저 여기 있는 가난한 사람들을 좋아한 것밖에 없었습니다. 관광사업을 준비하던 중 후지모리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만든 당에서 초청을 했고 이후 사람들이 나의 입후보에 지지를 보내 시장후보로 나서게 됐다“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