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패밀리 라디오, 두 번째 예언 전 세계로 퍼져“휴거 제외되면 10월에 불의 심판”에 공포 확산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1992년 10월 28일 밤 12시. 공중으로 들어올려짐을 당하기 위해 전날인 28일 저녁 젖먹이부터 팔순 노인까지 일가족과 함께 목에 신분증을 달고 교회로 들어갔던 신도들은 29일 0시가 넘도록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자 0시 30분쯤부터 한 두사람씩 쑥스런 표정으로 교회를 나섰다. 그리고 이들은 말했다. "다시 기다리겠다." "날짜가 틀린 것은 예수님의 계시를 잘못 해석했기 때문이었다."라고 변명하듯 중얼거렸다.
    이들 중에는 다니던 직장을 사직한 이도 있었고 학교를 그만 둔 학생, 그리고 재산을 이미 타인에게 양도한 사람도 있었다.
    1992년 10월 29일 시한부종말론 교회 중 교세가 가장 크건 다미선교회의 서울 마포구 성산동 본부교회 주변 모습이었다.
    이날 신도 1200여명은 밤 9시부터 예배를 시작해 12시까지 기다렸으나 휴거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30분쯤 더 찬송가를 부른 뒤 삼삼오오 짝을 지어 귀가했다.
    전날인 28일 교회는 설립자 이장림 목사(당시 46세)가 구속된 탓에 해외선교부장 장만호 목사(당시 54세, 미국 덴버시 거주) 주도로 오후 9시부터 휴거예배를 시작했다. 밤 9시57분쯤에는 "형이 다미선교회에 미쳐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모 군(18)이 교회가 예배중계를 위해 옥외에 설치한 대형 TV와 확성기를 밀어 넘어뜨리는 바람에 중계가 중단되는 소동도 있었다.
    또 서울 성동구 옥수동 지구촌 선교회 에 모여 있던 500여명의 신도들은 임원순 목사(당시 55세)가 "또 다른 날을 기다리자"고 예배를 마치자 일부가 흐느끼며 울기도 했다.
    경찰은 1992년 10월 당시 가정과 생업을 등지거나 학업까지 중단한 광신적인 교인들이 5000여 명이나 될 것으로 추산했다. '휴거'는 그리스도가 세상에 다시 올 때 기독교인들이 들어올림을 받아 천국에 간다는 의미다.

    전 세계에 파문을 일으켰던 한국의 1992년 휴거 소동 이후 잠잠했던 ‘휴거’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이번에는 진원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이곳에 본부를 둔 '패밀리 라디오'는 성서에 기록된 일련의 숫자들을 수학적으로 해석, 오는 5월 21일이 지구 최후의 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방송 설립자는 해롤드 캠핑(87)은 지난 1994년 9월 6일을 심판일로 예언해 화제를 모았었다. 그러나 이날 ‘휴거’가 일어나지 않자 “날짜 계산에 착오를 일으켰다”고 해명한 바 있다.

  • ▲ 한국 ‘패밀리 라디오’ 홈페이지.ⓒ홈페이지 캡처
    ▲ 한국 ‘패밀리 라디오’ 홈페이지.ⓒ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최근 호주에서 발생한 '대홍수'와 맞물려 그의 ‘5월 21일이 지구 최후의 날’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에서의 새들과 물고기들의 원인 불명의 떼죽음이 ‘지구 최후의 심판일(Judgment Day)’의 전조라는 것이다.
    ‘패밀리 라디오’는 1958년 세워졌고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까?’라는 전단지를 50개 국어로 공급하고 있다. 또 AM 등 라디오를 통해 영어, 독일어, 중국어 등 15개 국어로 방송을 하며 한국에도 지부가 활동하고 있다.
    ‘패밀리 라디오’의 캠핑은 “5월 21일 신의 선택을 받은 사람들은 '휴거'(Rupture)로 구원을 받게 되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대로 지구에 남겨진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휴거'에서 제외된 사람들은 오는 10월 불의 심판을 받아 죽음에 이르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캠핑의 이 같은 두 번째 ‘지구 최후의 날’예언은 이상 재해와 더불어 미국 전역은 물론 남미와 중국, 한국에까지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