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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보스워스 미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서울에 와서 김성환 외교부 장관, 현인택 통일부 장관 등을 만나 대화를 위한 대화는 시작할 필요도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해집니다. 당연한 이야기지요. 북한이 비핵화에 아무런 성의도 없고 남북관계를 개선할 뜻이 전혀 없으면서 6자회담을 다시 시작하자고 서두르는 것은 매우 이치에 어긋난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북이 6자회담이건 또는 무슨 다른 이름의 회담이건 하자고 나서는 것은 일종의 평화공세로서 그렇게 함으로 시간을 끌거나 북이 평화를 갈망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풍기기 위해서라고 밖에는 다른 뜻이 전혀 없다고 풀이가 됩니다.
천안함을 격침시켜 그 많은 한국의 젊은 용사들의 생명을 앗아 갔을 뿐만 아니라 얼마 전에는 연평도를 무차별 포격하여 심지어 민간인들에게까지 피해를 준 사실은 없었던 일로 하자는 것인지 “무조건 대화하자”고 하니 그런 뻔뻔스런 인간들이 이 지구상에 또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 만행들을 저지른 뒤에도 뉘우치는 낌새는 전혀 없이 그런 얼굴로 뜨거운 제안을 하고 나서는 것입니까.
그것이 저들의 상투적 전법입니다. 매우 악독한 짓을 하고 난 뒤에 이런 식으로 나옴으로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혼란케 만드는 것입니다. 미국이나 한국이 전혀 그런 제의에 대하여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오히려 우리가 평화에 대한 의지가 박약하다던가 전혀 그런 뜻이 없다고 비난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우리 측에서는 응하는 자세를 보이기는 해야겠지만 저런 뻔뻔스러운 북을 상대하여 무슨 바람직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겁니까.
그러므로 우리로서는 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반드시 필수 조건을 제시하고 그 필수 조건이 이행되기 전에는 절대로 응할 수 없다는 우리 입장을 밝혀야 할 것입니다.
공산당이 등장하여 혁명을 쟁취하고 국가를 건설한 20세기에 들어서서 공산당과의 협상을 통해 평화나 자유를 얻은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