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 TV 인터뷰서 재차 언급"러·日 자유경제지대 창설"제안
  •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24일 일본과 영토분쟁을 빚고 있는 지역인 쿠릴 열도가 자국 영토라고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송년 TV 인터뷰에서 "모든 남쿠릴 열도는 러시아 영토"라며 "우리는 그곳에서 모든 적절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섬들을 재건하며 현지 주민들이 인간답게 살도록 하는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쿠릴 열도와 관련된 여러 역사적 사실들을 검토할 용의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움직임이 쿠릴 열도가 러시아의 영토라는 점을 포기한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들(일본)은 러시아와 쿠릴 열도에 대한 인식을 재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쿠릴 열도를 둘러싼 영토분쟁에서 입장을 바꿔야 할 것은 일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쿠릴 열도에 러시아와 일본의 자유경제지대를 창설할 방안을 제시하며 자신은 이같은 구상을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에게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러시아의 '글로벌 어페어스' 에디터인 표도르 루카노프는 러시아가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시절에도 비슷한 제안을 내놓았다며 쿠릴 열도의 공동개발은 이 섬들에 대한 러시아의 주권을 인정하는 것을 뜻할 수 있기 때문에 일본의 동의를 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쿠릴 열도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지난달 방문한데 이어 이달 초엔 이고리 슈발로프 제1부총리도 방문하면서 러시아와 일본간 영토분쟁이 가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금과 은이 풍부하고 주변 수역에 해양생물도 많은 것으로 알려진 쿠릴 열도에는 약 1만9천명이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