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정부에 '송환 거부' 기대감 표시
  • ▲ 22일 스웨덴 대사관 앞에 모인 우크라이나 지지자들ⓒ(AP=연합뉴스)
    ▲ 22일 스웨덴 대사관 앞에 모인 우크라이나 지지자들ⓒ(AP=연합뉴스)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자신이 미국에 인도되면 미국의 감옥에서 죽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3일 어산지가 보석으로 석방된 이후 머물고 있는 잉글랜드 동부의 엘링엄홀 저택에서 그와 인터뷰를 가진 뒤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어산지는 미국이 자신을 영국이나 스웨덴에서 넘겨받을 경우 미국 감옥에서 '잭 루비'와 마찬가지로 옥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잭 루비는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저격한 리 하비 오스왈드를 총살한 인물로 살인 혐의로 복역 중 사망했다.

    어산지는 영국정부가 자신을 미국으로 보내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미국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한다"면서 "영국이 나를 미국으로 보내는 것은 정치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어산지는 그러면서 "영국은 정치적 범죄에 대해 송환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면서 "간첩사건은 정치범죄의 고전적인 유형이며 송환 여부는 영국 정부의 재량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미국이 즉각적인 인도 요청을 해오지는 않고 있다"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우리에게 비밀문서를 제공한 것으로 의심받는 브래들리 매닝 육군 일병과 플리바게닝 거래를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에릭 홀더 미국 법무장관이 자신을 컴퓨터 해킹과 테러지원 관련 법안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어산지는 교도소에 수감되는 것은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라 현실이라면서 특히 독방수감은 견디기 어려운 일이라고 걱정스러워했다. 그는 앞으로의 자신의 운명에 대해 예상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신문은 어산지가 차분하게 인터뷰에 응했지만 상당히 지친 채 힘들어 보였다고 전했다.

    스웨덴에서 성범죄 혐의로 기소된 어산지는 보석으로 석방된 후 엘링엄홀 저택에 머무르면서 내년 2월 7일로 예정된 송환 심리를 준비하고 있다.

    어산지가 설립한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는 지난달부터 세계 5개 주요 언론사와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의 외교전문 25만건에 대한 공개를 시작해 파문을 일으켰다.

    한편 위키리크스는 올해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출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위키리크스의 주요 후원단체인 독일의 바우 홀란트 재단의 문서를 인용, 위키리크스와 관련된 이 재단의 지출이 지금까지 38만유로로 연평균 지출 15만유로를 크게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위키리크스의 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위키리크스가 설립자 어산지를 포함한 직원들에게 거액의 월급을 지급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