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생일에 최고사령관 추대일 겹쳐 주민 들볶아
  • “북한 사람들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기념행사를 한다.”?
    탈북자 출신 기자 주성하씨가 24일 자신의 블로그 ‘서울에서 쓰는 평양 이야기’에 북한 사람들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기념행사를 한다고 소개했다.

  • ▲ 충성의 노래 모임을 진행하는 북한 주민들.ⓒ연합뉴스
    ▲ 충성의 노래 모임을 진행하는 북한 주민들.ⓒ연합뉴스

    주씨는 “북한 사람들도 크리스마스를 아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며 “일일이 물어본 적은 없지만, 최소한 90% 이상은 크리스마스의 존재를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크리스마스 캐롤을 처음 들었던 것이 대학 때였다고 기억했다.
    어느 날 학급 소대장을 하던 제대군인 출신 모 씨가 가사까지 포함해 캐롤송을 완벽히 부르더라는 것.
    ‘종소리 울려라, 종소리 울려, 우리 썰매 빨리 달려 종소리 울려라~“
    주씨는 무슨 노래인줄도 몰랐지만, 자신을 포함한 다른 학생들도 그 노래를 배웠고 지금 한국에서 부르는 노래와 글자 하나 틀리지 않고 정확했다고 말했다. 그 제대군인은 10년 동안 북한군 적공국에서 근무한 사람으로 최전선에서 한국측 대북방송을 듣고 캐롤송을 배웠을 것으로 짐작했다.
     
    주씨는 크리스마스날이 12월 25일인 것도 북한의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고 소개했다.
    북한의 6.25전쟁 학교 교육을 보면 “인민군대가 1950년에 크리스마스를 집에 가서 쇠겠다는 미제의 호언장담을 짓부시고, 크리스마스를 지옥의 날로 만들었다”는 식의 구절이 있다는 것. 당시 그걸 보면서 크리스마스가 12월25일이고, 서방에서 쇠는 명절인 것을 알았다고 주씨는 말했다.

    주씨는 “세계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지만, 북한은 크리스마스 전날인 12월24일이 큰 명절”이라고 소개했다. 12월 24일은 김정일을 낳은 김정숙의 생일로 북에선 ‘어머님 탄생일’이라고 한다는 것.
    게다가 1991년 12월 24일에는 김정일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선출돼 ‘어머님 탄생일’과 함께 ‘최고사령관 추대일’이라는 이중 기념일로도 됐다는 것이다.
    주씨는 “북한 명절이 다 그러하지만 특히 무슨 탄생일 전에는 괴롭다”며 “‘충성의 노래모임’을 한다면서 한 달 전부터 들볶는데 24일이 다가오면 밤 12시가 되도록 집에도 못가고 교실에서 연습을 하는 일이 북한 어디서나 펼쳐진다”고 말했다.
    주씨는 12월 24일처럼 큰 명절 두개가 같은 날짜에 겹친 날이 북한엔 거의 없다며 “북한 주민들은 더욱 피곤해지게 됐다”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