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도교육청 홍보비 ↑ 경기도청만 ↓자기편 챙기기 비난 면키 힘들 듯
  •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진행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홍보예산이 논란이다. 특히 의회가 여소야대 정국을 형성하고 있는 서울과 경기도는 그 열기가 뜨겁다.

    집행부에서 편성한 홍보예산은 대개 지자체 역점사업을 홍보하는데 쓰이기 때문에 이를 삭감할 경우 단체장에게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다.

    때문에 서울시의회가 경기도의회는 앞서 행정감사를 시작으로 ‘과도한 홍보비 편성’을 문제로 삼고 이를 삭감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고, 집행부는 이를 사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가운데 먼저 예산안을 통과시킨 경기도의회가 ‘편파 심의’라는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여소야대 정국으로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도의회가 한나라당 김문수 도지사가 이끄는 도청의 홍보비는 삭감한 반면, 진보 성향의 김상곤 교육감의 경기도교육청의 홍보비는 대폭 늘려줬기 때문이다.

    자신들과 노선을 같이 하는 기관에는 ‘넉넉한 홍보비’를 확보해주고 반대로 노선이 다른 기관에게는 ‘인색한 기준’을 적용한 셈이다.

    경기도의회가 의결한 각 기관 홍보 예산을 살펴보면 경기도청은 내년도 예산안으로 상정한 대변인실 예산 122억원이 대폭 삭감된 113억원으로 통과됐다. 이는 지난해 117억원에 비해서도 4억원이나 줄어든 수치다.

    반면 경기도교육청은 상정한 39억9000만원이 그대로 통과됐다. 도교육청의 지난해 대변인실(과거 공보담당관실) 예산은 약 20억원.

    1년 만에 2배의 예산을 확보한 경기도교육청에 비해 경기도청은 오히려 삭감된 것이다.

    더 기가 막힌 것은 도의회 스스로 사용하는 홍보비도 대폭 늘렸다는 것이다.

    도의회 사무국 홍보예산도 올해 6억6000만원에서 내년에는 10억원으로 50%나 상향시켰다.

    경기도 예산 담당 관계자는 “억울한 면이 없지 않다. 같은 홍보 예산이라면 다 함께 삭감해야 하는데 누구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깎고, 누구는 자기편이라고 올려준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의회 민주당 고영인 대표의원은 “도교육청의 경우 지난해 홍보 예산이 대폭 삭감된 사례가 있어 이를 회복시킨다는 취지에서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도의회의 홍보비를 상향시킨 것에 대해서도 “집행부의 경우 대변인실 예산 외에 약 250억원의 별로 홍보비를 책정하고 있는 것에 비해 이를 견제할 도의회는 지나치게 예산이 부족했다”며 “수치로 볼 때 50% 상향된 것이지만, 실제로 상향된 금액은 3~4억원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