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정책연구원 세미나‥`통일시계' 작년보다 늦춰져
  • 천안함 사건,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연평도 포격 같은 북한의 호전적 태도는 김정은 후계구축과 연관된 것이어서 앞으로도 공세적이고 폭력적인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왔다.

    고려대 임재천 교수는 13일 코리아정책연구원(원장 유호열 고려대교수) 등이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최근 북한이 보인 호전성에는, 판을 흔들어 안보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함으로써 후계자 김정은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김정일의 초조함이 깔려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 교수는 "최근 북한이 핵무기 보유의 자신감 위에서 호전적인 방식으로 판을 흔들고 있는데, 이는 미국으로부터 북미 평화협정 체결, 권력승계 보장, 경제 지원 등을 한꺼번에 얻어내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김정은 권력승계의 대내외적 환경은 김정일 때보다 훨씬 더 불리하다"면서 "이런 환경을 짧은 시간 내에 개선하기 위해 북한은 앞으로도 공세적이고 폭력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기택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김정은에게 권력이 이양되는 과정에서 최악의 경우 내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준비해야 한다"면서 "불안정한 한반도 상황에서 무조건 `평화'를 외치다 당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안보를 전제로 한 평화통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통일연구원의 박영호 선임연구위원과 김형기 비교민주주의연구센터 연구위원은 이날 세미나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남북통일 시점을 예측한 `통일시계'를 공개했다.

    지난 8∼9월 두달간 통일안보 전문가 51명, 탈북자 99명, 국민 1천명의 의견을 조사해 반영한 이 모델에서 `합의형 통일시계'는 현재 `3시45분'(통일시점 12시 전제)를 가리켜 작년의 `44시19분'보다 34분 뒷걸음질쳤고, `흡수형 통일시계'는 작년의 `5시56분'에서 올해 `5시20분'으로 역시 36분 늦춰졌다.

    통일시계가 뒤로 가면 남북통일이 그만큼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미다.

    이 `통일시계'는 또 정치ㆍ경제ㆍ사회ㆍ군사ㆍ국제관계의 5개 부문별로 현재의 통일진전 정도를 예측했는데, `합의형 통일'에서는 경제 부문이 `4시42분'으로 가장 통일에 근접했고 다음은 △사회 4시1분 △국제관계 3시44분 △정치 2시45분 △군사 2시14분 순이었다.

    `흡수형 통일'에서도 경제(6시22분)-사회(5시26분)-국제관계(4시29분)-정치(4시25분)-군사(4시1분) 순으로, 경제가 가장 앞서고 군사 부문은 가장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