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값만 4000원대, 이것저것 빼면 남는 것 없어”
  • 롯데마트가 마리당 5000원짜리 치킨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인터넷상에는 때 아닌 치킨논쟁이 벌어졌다.

    지난 9일부터 판매에 돌입한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은 기존의 시장경제를 무너뜨릴법한 획기적인 가격을 제시했다. 기존 체인점 치킨은 15000원부터 20000원까지의 가격을 받아왔고, 영세업체들은 이보다 적은 가격으로 판매를 해왔다. 이에 소비자들의 의견도 극명하게 나뉘었다. 대형마트가 중소상권을 침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저렴한 가격에 치킨을 먹을 수 있다는 환호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

  • ▲ 롯데마트가 5000원짜리 치킨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치킨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 롯데마트
    ▲ 롯데마트가 5000원짜리 치킨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치킨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 롯데마트

    하지만 앞서 논란이 됐던 ‘이마트 피자’와는 조금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소상권침해라는 기존의 주장은 일맥상통하지만 상당수의 네티즌들은 "기존 치킨업체들의 거품이 심했다"며 롯데마트의 치킨사업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치킨에서 가격거품 논란으로 번지는 가운데 한 치킨집 사장이 원가를 공개하고 나섰다. 자신을 치킨집 사장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를 통해 ‘롯데마트 5000원 치킨을 보면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4년째 닭을 판매하고 있는 그는 현재 15000원에 치킨을 팔고 있다며 원가를 공개했다. 겨울을 기준으로 하림이나 목우촌의 닭 한마리(900g)의 원가는 4200원. 여기에 파우더 묻히고 새 기름 넣고 무도 싸고 파닭소스와 파도 따로 포장하고 양념까지 해서 5500원 정도가 원가라고.

    치킨집 사장이라고 남긴 다른 글에서는 “치킨 한 마리에 14000원을 받고 있다”며 “한 마리를 팔게 되면 9000원정도의 마진을 보겠다고 (소비자들이)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닭과 같은 원재료 값뿐만 아니라 치킨 포장박스 330원, 무 한통 300원, 콜라 500mL 650원, 소스 500원, 소금 담는 비닐 5원, 비닐봉지 장당 45원 등이 꼭 들어가야 하는 원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가게를 얻기 위한 돈, 권리금, 인테리어비용, 월세, 관리비, 배달비, 인건비 등이 추가된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롯데마트의 5000원 치킨 판매에 대해서는 '미끼상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내닭 쓰면서 (순수익은) 얼마 안 남을 것”이라며“치킨 사면 맥주도 사가고 하나라도 더 살 수 있게끔 배치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마트는 대량 구매를 통한 원가 경쟁도 가능하고, 박리다매로, 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9일 판매에 돌입한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은 오픈하지 1시간 만인 오전 11시정도에 200~300마리가 예약될 정도로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