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위키리크스, 중국 겨냥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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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은 1일 전 세계 미국 대사관과 국무부 간의 외교전문을 폭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위키리크스 웹사이트 접속을 차단했다.
중국에서 위키리크스 웹사이트(wikileaks.org 또는 cablegate.wikileaks.org)의 접속을 시도하면 '연결을 다시 합니다'라는 알림이 뜨거나 중국의 대표적 검색 엔진 사이트인 바이두(百度)로 연결된다. 이는 해외 웹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했을 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 대사관의 전문 중에는 중국 인사들과 북한에 대한 솔직한 대화가 담겨 있다. 한 예로 폭로된 전문 중에는 중국의 한 외교관이 도발적인 미사일 발사 실험을 통해 미국의 관심을 끌려는 북한을 "말썽꾸러기 어린아이"로 묘사한 발언을 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한편 이날 중국의 준관영 신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위키리크스의 미국 외교 전문 공개 파장과 관련해 우려의 뜻을 표시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이 신문은 '위키리크스에 물음표를 던진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위키리크스 활동이 중국을 겨냥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성숙한 서구 사회는 자신들 속에서 태동한 위키리크스의 활동에 면역력을 갖고 있어 폭로로 인해 생긴 곤란한 상황을 빠른 시일 안에 극복해낼 수 있겠지만 비 서구 국가들은 위키리크스의 폭로를 감당할 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위키리크스가 더욱 큰 권위를 가지게 되면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문건을 공개함으로써 한 국가를 전복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환구시보는 운영자 줄리언 어샌지가 위키리크스 설립 초기 러시아, 중국, 중동국가 등 전제 국가들을 대상으로 활동하겠다고 한 말을 거론하면서 "이것이 단지 자금을 모으려고 아무렇게나 했던 말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환구시보는 위키리크스가 세계 최고의 정보 대국인 미국에서 수십만건의 기밀문서를 빼냈는데도 미국 중앙정보부(CIA)는 겨우 23살짜리 일병을 체포했을 뿐이라면서 미국이 아직 유출자 확인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꼬집었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위키리크스의 외교 전문 공개와 관련해 "미국이 이 문제를 타당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한다"면서도 "우리는 어떤 사건도 중국과 미국 사이의 관계에 악영향을 주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