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사하는 마음은 한결같은 것이어야 합니다. 돌아가신 조상을 기억하고 제삿날을 맞아 음식을 차려놓고 그 앞에서 자손들이 절을 하는 참 뜻은 불효를 뉘우치고 그 시간을 기해 더욱 정성스럽게 조상의 뜻을 받들고 나가리라는 결심을 다지는 일이어야 할 것입니다.

    국민의례가 있을 때마다, “순국선열과 앞서가신 선배들과 동지들을 위한 묵념”을 하는 까닭도 그 취지나 내용은 별로 다를 바가 없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안중근 의사의 기일에 남산에 모이는 것이나 8.15나 6.25를 맞아 위령제를 하는 까닭은 또한 한결같은 것입니다.

    제물을 바치고 제사를 드리는 뜻은 “변하겠습니다”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변하지 않으면 하늘의 노여움을 사게 마련입니다. 제1차, 제2차 연평해전에서 대한민국이 희생의 제물을 바쳤지만 대한민국 자체가 변하지 않았습니다. 변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 젊은이들의 희생을 고귀한 희생으로 알고 북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가다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올해 3월 26일에 벌어진 천안함 격침으로 46명의 젊은 목숨을 제단에 바치고도 처음에 몇 마디 큰 소리 치다가 잠잠해지고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몇 일 전에 연평도가 포악한 독재자에 의해 포격을 당해 인명과 재산의 피해가 적지 않습니다.

    이래도 우리가 변하지 않고 여전히 북의 독재자 앞에 비굴하게 굽실거리기만 하면 하늘은 우리를 이대로 두지 않고 아예 쓸어버리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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