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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방문한 美스탠포드大 지그프리드 해커 교수의 ‘북한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용 원심분리기 소식이 전해지자 22일 김태영 국방장관은 국회 예결위에서 “미국과 협의해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좌파 진영에서는 ‘김 국방의 발언은 한반도 비핵화 선언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있고, 국방부는 ‘실제 전술 핵무기를 배치한다는 게 아니며 미국과 협의도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북한의 핵무기로부터 한반도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지렛대’는 핵무기 밖에 없어 전술 핵무기의 재배치는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미국이 한국에 배치할 수 있는 전술 핵무기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미국과 러시아 간의 핵무기 감축 협상으로 상당량의 핵탄두가 해체된 상황에서 미국이 가진 핵무기의 종류는 10여 종이다. 그 중 8종은 잠수함발사탄도탄(SLBM)이나 대륙간탄도탄(ICBM)의 탄두에 실리는 ‘전략 핵무기’다. ‘전략 핵무기’는 170킬로톤에서 1.2메가톤 급 위력을 가진 수소폭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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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61 핵폭탄의 개발 장면. 다양한 파생형이 존재하며 이중 11번은 지하시설 공격용 핵무기다.ⓒ
나머지 2종이 바로 ‘전술 핵무기’다. 물론 이 ‘전술 핵무기’ 또한 ‘수소폭탄’이지만 그 파괴력은 ‘전략 핵무기’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그 중 만약 한국군의 요청에 따라 한국에 배치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핵무기가 전투기를 통해 발사되는 ‘B61’이다.
‘B61’은 0.3킬로톤부터 350킬로톤 급까지 다양한 파생형이 있다. ‘B61’은 F-15, F-16, F-18 또는 나토의 토네이도 전폭기를 통해 발사할 수 있다. ‘B61’에는 3, 4, 10번으로 불리는 파생형이 있으며 현재 1,290발 가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다른 파생형인 7번과 11번은 전략 핵무기로 분류된다. 특히 11번은 지하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특수 핵무기다).
또 다른 ‘전술 핵무기’는 일명 ‘토마호크’로 불리는 크루즈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W80’이다. 많은 언론에서 이‘'W80’을 ‘전략 핵무기’로 분류하는데 과거 냉전 시절 유럽에서의 국지적 도발(한국군에서 말하는 국지적 도발과는 다르다)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핵무기이기에 미국의 기준에서는 ‘전술 핵무기’에 속한다. 실제 폭발력 또한 5킬로톤에서 150킬로톤 급으로 다른 ‘전략 핵무기’에 비해서는 약한 편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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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80 핵폭탄 개발 당시의 개념도. 토마호크 미사일에 탑재된다. 중앙이 W80의 실제 모습.ⓒ
B-52H 전략 폭격기와 잠수함에서 발사할 수 있으며 현재 400기 정도가 실전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관 중인 숫자는 잠수함 발사형인 ‘W80-0’이 320기, 폭격기 발사형인 ‘W80-1’이 1,800기 가량 있다고 한다. ‘W80’은 2001년부터 계속 수명연장을 위한 개량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냉전 시절 핵무기를 기억하던 사람들에게 익숙한 지대지 미사일은 도입되지 않을 전망이다. 1972년부터 1985년까지 실전 배치됐던 ‘랜스 미사일’은 현재 장거리 타격용 미사일인 ‘ATACMS’에 자리를 물려줬다. ‘ATACMS’ 미사일은 현재 우리 군도 장비하고 있다. 또한 유럽과 동북아시아를 긴장으로 몰고 갔던 ‘퍼싱 Ⅱ’ 미사일 또한 1990년대 냉전 질서가 붕괴되면서 러시아가 중거리 핵탄두 미사일 ‘SS-20’을 철수․폐기하면서 함께 폐기되어 현재 남아 있는 미사일은 없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