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 친박 유정복 입각이 MB.근혜 '화해 메시지' 친박, 박근혜 변했다는 분석에 "달라진 건 없다"
  • 최근 정가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여권이 유력 차기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변화다.

    표정이 밝아졌고, 당 소속 의원들과의 스킨십도 잦아졌다는 평이 많다. 지난 대선 경선 때 이후 듣지 못했던 '박근혜식 썰렁 유머'도 다시 들린다. 

  • ▲ 지난 8월 21일 청와대에서 비공개로 회동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뉴데일리
    ▲ 지난 8월 21일 청와대에서 비공개로 회동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뉴데일리<=청와대 제공>

    세종시 문제가 종결되기 전까지만 해도 박 전 대표의 표정은 어두웠고, 스킨십이나 유머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때문에 정가는 박 전 대표가 달라졌다고 본다. 계기는 역시 이명박 대통령과 '8·21 회동'으로 보고 있다. 몰래 만난 이 회동에서 이 대통령으로부터 차기 대선과 관련된 우호적 언질을 받았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친이명박계가 이런 판단을 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최근 '박 전 대표가 달라졌다고 보는 시각이 많고 이유는 이 대통령과의 회동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무슨 얘기를 나눴기에 박 전 대표의 표정이 밝아졌는가'라는 질문을 받자 "정치는 결국 편가르기다. 저 사람이 내편인지, 상대편인지를 두고 싸우는 게 정치인데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솔직히 그동안 같은 편이라고 할 순 없었다"며 "두 사람 사이가 좋아졌다고 한다면 결국 이 부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게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에서)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잘 하시면 돕겠다' 정도의 언급을 했다고 한다면 박 전 대표로선 반길 일이고, 박 전 대표도 이 경우 이 대통령을 도와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화해 메시지'를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유 장관은 박 전 대표의 다른 가신 그룹과는 상징하는 메시지가 다르다. 박 전 대표의 여러 측근 의원들이 있지만 유 장관은 박 전 대표와의 소통할 확실한 핵심 창구"라며 "그런 유 장관의 입각만으로도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관계 회복을 감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 측은 이런 주장과 분석에 동의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과의 '8.21 회동'을 계기로 달라졌다는 언론 보도와 여권 주류의 분석에 불쾌하다는 반응까지 보인다. 마치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과 뒷거래를 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읽힌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표는 달라진 게 없다.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을 찾아가 인사를 했다고 하는데 모 중진 의원과 할 얘기가 있어 가는 도중에 의원들과 인사한 것뿐이고 인사도 매번 해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머도 의원들과 만날 때 마다 했던 것인데 이제 보도가 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 대통령과의 '8.21 회동'에 대해선 이전의 회동과 달리 성공적으로 평했다. 하지만 두 사람간 관계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진 않았다. 이 의원은 "지난 번 회동은 이전과는 달리 분위기가 좋았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정치적 입장을 떠나 원칙과 소신을 갖고 미디어법, 세종시 문제 등 현안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단 한차례의 회동으로 풀리기엔 두 사람의 앙금이 깊고, 성장 배경이 다름은 물론 이로 인해 굵직한 정치 이슈에 대한 생각의 차이도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