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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북한민주화위원회는 ‘MB정부, 황장엽 선생 예우 진심이었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을 발표한 이유는 탈북자로 북한 내부 사정을 적나라하게 알려주는 탈북시인 장진성씨가 근무하던 연구소에서 직권 파면당한 것 때문이었다.
북한민주화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황장엽 위원장님께 무궁화 훈장을 수여하고 국립 현충원에 안장하도록 한 現정부의 조치에 우리 탈북자들은 크나큰 감사와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그런데 그 현충원의 흙이 마르기도 전에 탈북자들 모두가 이명박 정부의 황장엽 선생님에 대한 예우가 과연 진심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불길한 소식이 전해졌다”며 말문을 열었다. ‘불길한 소식’이란 장진성 시인의 파면이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장진성 시인은 얼마 전 케이블 채널 ‘tVn’의 프로그램인 ‘백지연의 끝장토론’에 패널로 출연했다. 토론 주제는 ‘황장엽 선생의 국립현충원 안장 논란’. 당시 장진성 시인은 찬성측 패널로 참가해 故황장엽 선생이 왜 현충원에 안장되어야 하는지를 주장했다고 한다. 이는 이번 정부의 ‘코드’와 일치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뒤늦게 장진성 시인은 그의 직장인 연구소에서 파면 당했다. 파면 사유는 ‘내부 규정을 무시한 외부활동’, 파면을 결정한 사람은 남성욱 연구소장으로 알려졌다.이 같은 연구소장의 처분에 탈북자 단체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선 것이다. 북한민주화위원회 관계자는 “토론에 나가서도 나쁜 말을 하거나 기밀을 누설한 것도 아니고, 그저 탈북자들의 심정을 대변해 할 말을 했을 뿐인데 ‘파면’ 처분을 내리다니 너무하다”며 “지금 탈북자 대부분이 화가 난 상태”라고 전했다.
김성민 북한인민해방전선 대표 또한 “이번 일은 너무 심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김성민 대표는 “연구소가 국정원 산하 기관이라 내부 규정이 까다롭다는 말은 들었다. 따라서 만약 문제가 있다 해도 ‘징계’ 정도에서 끝났다면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일로 ‘파면’까지 한다는 건 너무 심한 처사다. 혹시 소장의 개인감정이 섞인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부 탈북자들은 "MB의 측근이라고 늘 떠들던 남성욱 소장이 이렇게 탈북자들을 냉대해도 되느냐, 그럼 현 정부가 탈북자들을 냉대한다고 생각하면 되느냐"며 흥분한 상태다. 일부 인사들은 지난 정권에서 자신들의 정책에 반대한다고 ‘외부활동’을 핑계로 국책연구원 연구위원들을 파면했던 사례와 비교하기도 했다.
한편 이 문제에 대해 해당연구소 측의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취했으나 담당자와 통화할 수 없었다.
現남성욱 소장은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출신이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NSC와 통일부 정책자문위원을 역임했다. 현 정부 초기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함께 대북정책의 핵심 브레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2005년에는 종북 세력들이 떠받들던 브루스 커밍스 교수의 책 ‘김정일 코드’를 번역했는데 그 번역과 서문 내용이 아직까지 논란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다음은 故황장엽씨가 위원장을 맡았던 '북한민주화위원회'의 성명 전문이다.
국정원 산하 연구소장의 脫北시인 장진성 파면에 대한 우리의 입장
'햇볕정책 대변인'이었던 남성욱 소장, 왜 탈북자에 부정적인가
북한민주화위원회
북한민주화위원회 초대 황장엽 위원장님께 무궁화 훈장을 수여하고 국립 현충원에 안장하도록 한 現 정부의 조치에 우리 탈북자들은 크나큰 감사와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그런데 그 현충원의 흙이 마르기도 전에 탈북자들 모두가 이명박 정부의 황장엽 선생님에 대한 예우가 과연 진심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불길한 소식이 전해졌다.
얼마 전 케이블 방송 tv-n에서 “국립현충원 안장 황장엽 예우논란” 주제로 “백지연의 끝장토론”이 있었다. 여기에 장진성씨가 찬성패널로 참가했다는 이유로 소속 기관장인 남성욱씨가 다른 징계도 아닌 파면 징계를 주었다고 한다.
전후사연을 떠나 장진성씨는 탈북자만의 설득력과 진지함으로 황장엽 선생님을 적극 변호했고, 또 이명박 정부가 한 일에 대해 찬성했는데 그것이 과연 직장에서 쫓아낼 만큼 엄중한 징계사유였단 말인가? 우리가 이번 사안을 보다 심각하게 보는 근거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 징계를 강행한 장본인이 바로 입만 열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신을 이명박 대통령 최측근으로 자처하는 남성욱씨라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지난 대선기간 대통령 후보 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초대 통일부 장관 후임, 국정원 2차장, 최근까지도 청와대 외교안보 비서관으로 언론이 점쳤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만큼 대통령의 관심 속 인물이고, 더욱이 다른 분야도 아닌 대북정책 실세라는 사람이 어떻게 황장엽 선생의 업적을 기린 당연한 행동에 대해 그처럼 적대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가? 이는 고인에 대한 정부의 예우는 과거일 뿐, 지금 현재는 남북정상회담 준비 차원에서 정 반대의 평가를 하겠다는 것인가? 황장엽 선생님은 생전에 탈북사회의 구심점이었고 그래서 지금도 우리들의 우상이다.
때문에 우리는 남성욱씨의 결심이 단순히 그의 개인적인 판단인지, 아니면 정부의 의도를 대변한 우회적 행위였는지 심각한 우려 수준에서 묻지 않을 수가 없다.
또한 황장엽 선생님의 권위와 업적, 그리고 사회적 지위는 전혀 안중에도 없는 이런 인물을 둔 현 정부의 이념 정체성과 권력 환경에 대해 의심해 보지 않을 수가 없다. 신동아 2010년 11월호가 반복되는 탈북자 간첩 검거 뉴스로 탈북자들의 사회적 입지가 더 위축되고, 하나원에서 근무하던 탈북자들을 모두 쫓아 낸 소식을 전하며 현 정부 들어와서 오히려 탈북자들의 처지가 더 어려워졌다고 했다.
장진성씨에 대한 파면징계는 바로 그 기사를 기정사실로 확인시켜주는 또 하나의 증거물이나 다름없다.
이는 지난 십년 동안 햇볕정책 대변인으로 맹활약하다 보수정부에 맞춰 돌연 변이하는 남성욱같은 북한학 철새 학자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잘못된 대북정책의 일환이기도 하다. 북한민주화위원회와 산하 탈북단체들은 탈북자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권위주의적 사고를 가진 인물로 소문난 남성욱씨가 만약 정부의 대북정책 관료로 임명될 경우 결단코 반대시위를 강행할 것이며 그 임명 논의 자체를 현 정부의 탈북자와 대북정책에 대한 엄중한 실책으로 간주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