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 후보를 전적으로 지지한 1천 백 수십만의 정성을 왜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지 나는 그 까닭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혹시 측근에 끼어든 어떤 자가, “17대 대통령을 뽑을 때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 자들이 몽땅 ‘김대중·노무현 정권 타도’ 세력이 아니라 ‘반미·친북’ 세력도 있습니다”라고 귀띔을 해주었다면 그런 놈을 이제라도 잡아서 조지세요.

    그것은 잘못된 판단이기 때문입니다. ‘반미·친북’ 세력이 정신이 나가서 야당의 정 후보를 밀지 않고 여당의 이 후보를 지지하였겠습니까. 그것은 터무니없는 억측에 불과하거나 아니면 이명박 정권을 암암리에 방해하려는 세력의 간악한 흉계이었음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링컨이 남북 충돌이 불가피하게 되어가는 현실을 바라보며, ‘미국이, 반은 노예제도를 반대하고 반은 노예 제도를 찬성하는 그런 나라로 존속할 수는 없다’고 자기의 입장을 밝힌 적이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이 힘들여 가꾸어 추수한 곡식 단에 몰래 숨어들어 사정없이 먹어대는 메뚜기 떼를 그대로 두고는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왜 대통령은 모르십니까.

    군대에는 ‘메뚜기 작전’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가만 내버려 두어 메뚜기가 잔뜩 곡식 단에 파고든 연후에 한 번 쑤시고 흔들면 그 때 모든 메뚜기가 튀어나오는데, 그 때 몽땅 잡아치우는 것을 ‘메뚜기 작전’이라고 한답니다. 한 번 분발하실 때가 된 것 아닙니까. 메뚜기를 다 잡지 않고는 농사일이 허사가 되는 겁니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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