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축의 날 표창 '노숙인 저축왕' 3명
    "저축이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는 희망의 씨앗이 될 것"


    재기를 위해 꾸준히 저축을 해온 노숙인 3명이 저축왕으로 선정돼 화제다.

  • ▲ 김모(41)씨는 노숙생활을 하면서도 수년간 한푼 두푼 월급을 모아 '저축왕'에 선정됐다. 보일러취급자격증, 방화관리사, 주택관리사 자격증 등을 따낸 김씨의 꿈은 아파트 관리소장이다. ⓒ서울시청
    ▲ 김모(41)씨는 노숙생활을 하면서도 수년간 한푼 두푼 월급을 모아 '저축왕'에 선정됐다. 보일러취급자격증, 방화관리사, 주택관리사 자격증 등을 따낸 김씨의 꿈은 아파트 관리소장이다. ⓒ서울시청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수년간 노숙인 생활을 해온 오모(남·53)씨와 신모(남·49)씨, 김모(남41)씨다.

    이들은 올해 제47회 저축의 날 행사에서 금융위원장 표창 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앞서 서울시 노숙인 저축왕 선발대회에서도 상을 받은 노력파들이다.

    오씨는 군 제대 후 시작한 돼지농장이 실패하면서 고난의 길을 걸어야만 했다. 무작정 일본으로 떠난 오씨는 온갖 고생 끝에 10년 만에 귀국했지만 부인과의 성격차를 극복하지 못해 결국 지난 1998년 이혼했다.

    가족 앞에 당당한 모습으로 다시 서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하며 재기를 준비하던 오씨에게 또 다시 시련이 다가왔다. 지난해 5월초 심혈관질환으로 수술을 받게 된 것.

    그러나 오씨는 이에 굴하지 않고 지난 5월 서울에코시티(재활용센터)에서 근무하며 월급의 130만원 중 90만원을 매월 저축했다.

    이런 노력으로 오씨는 매월 일정액수를 저축하면 서울시가 같은 액수만큼 지원하는 '희망플러스통장'에 가입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오씨는 "저축이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는 희망의 씨앗이 될 것"이라며 "긍정을 키우는 힘이 내겐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씨의 사연은 더 안타깝다. 군복무중 사고로 의가사제대를 한 뒤 어렵게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에도 성공했지만 사고 후유증으로 초기 정신질환으로 좌절을 맛봐야 했다.

    이후 신문배달, 자장면배달, 가구배달 등 할 수 있는 일은 닥치는 대로 했지만, 계속되는 환청과 환시 증상으로 결국 병원비로 생활이 어려워졌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수년간 다시 몸과 마음을 추스른 신씨는 서울시 노숙인 자활프로그램 숲가꾸기 사업에 참가, 1년 동안 천만원을 모았다.

    현재는 광진구청에서 공원청소를 하고 있는 신씨는 "모든 사람들이 외면하는 정신병이지만,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며, "우리도 정상인처럼 뛰고 있는 심장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노숙인의 저축을 장려하고 자활·자립을 도모하기 위해 2008년부터 노숙인 저축왕 선발대회를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