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병우 대검 수사기획관은 25일 C&그룹에 대한 수사와 관련, "죽기살기로 하고 있다"고 했다.

    수사가 시작된지 5일만에 기자들과 처음으로 대면한 자리에서다.

    우 기획관은 이번 수사가 1년4개월만에 재가동된 대검 중앙수사부의 `몸풀기' 차원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게 몸풀기라면 다음에는 뭘 어떻게 해야하냐"며 "이 사건에 중수 1ㆍ2과 수사진들이 모두 투입됐다"고 강조했다.

    중수부가 3~4개 기업을 더 내사하고 있다는 있다는 일부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는 말도 덧붙였다.

    우 기획관의 이같은 발언은 중수부가 지금 당장은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형편이 못된다는 의미로 읽혀졌다.

    그는 또 이번 수사를 `국민에게 피해를 준 기업비리 수사'라고 규정, 정치권이 최종 타깃이라는 외부의 시선에 경계감을 표시했다.

    C&그룹이 1조7천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들을 인수해 운영하면서 여러 불법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고, 그 결과 기업이 다시 부실해지고 상장폐지 되면서 금융권에 1조원 이상의 부실이 발생한 것이 수사의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압수수색과 동시에 임병석 회장을 체포했던 이유에 대해 그는 "상장폐지 업체 수사는 업주가 도주하면 진전될 수 없기에 압수수색과 함께 신병 확보에 나섰을 뿐, 구체적 혐의사실은 압수한 장부 등을 통해 확인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혐의사실을 충분히 확인한 게 아니어서 당분간 자료분석에 치중해야 하기에, 주요 인물을 소환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 기획관은 그러나 C&그룹에 대한 수사가 향후 금융권을 넘어 정관계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로비 의혹을 목표로 해서 수사의 초점을 맞추지는 않겠다"면서도 "수사과정에서 (로비의혹이) 확인되면 하겠다"고 말했다.

    우 기획관은 "기업 인수부터 경영, 부실화 과정 전반을 모두 다 들여다보겠다"며 "이 과정에서 관여한 사람에게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체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