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언론 '허위 경력' 문제 제기에 '반박 자료' 배포
  • 한동안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가수 타블로 학력의혹 사태'가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국립오페라단 이소영(49) 단장의 학력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며, 문제를 제기한 측과 당사자 사이에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열어 제낀 곳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 이들은 지난 4일 열렸던 국정감사를 통해 이소영 단장의 ▲서울대학교 오페라연구소 소장(1998~1999년) ▲도니제티 국제음악아카데미 교수 재직(2006~2008년) ▲국립오페라단 초대 상임 연출가(2003년) 경력이 모두 허위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들은 "교육과학기술부를 통해 서울대학교의 공식 자료를 확인한 결과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오페라연구소 역대 소장 리스트 중 이소영 단장의 이름은 없었다"고 밝힌 뒤 "이 단장이 교수로 재직했다는 도니제티 국제음악원은 사설 학원으로서 교수로 재직했다는 주장에는 어폐가 있고 제1대 국립오페라단 상임연출가를 맡았었다는 주장 역시, 당시 이 단장은 상근연출가 계약을 맺었을 뿐 공연 감독을 의미하는 상임연출가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 ▲ 이소영 국립오페라단장
    ▲ 이소영 국립오페라단장

    이같은 주장을 이어 받아 20일 한 인터넷매체는 "이소영 국립오페라단 단장이 내세운 주요 경력 4개 중 3개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이같은 허위 경력을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맹비난을 가했다.

    특히 이 매체는 일부 의원의 발언을 인용, "이 단장이 친동생이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회사인 'MCM 유럽'과 부적절한 거래를 해 임직원행동강령을 위반했다"면서 "이 단장이 'MCM 유럽'과의 거래가 문제가 되자 거래업체를 지난해 9월 '엠피티인터내셔널'로 바꿨는데 이 업체의 대표는 'MCM 유럽'의 대표와 같은 사람으로, 엠피티인터네셔널은 친동생 소속 업체와의 계약을 숨기기 위한 유령회사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이 단장에 대한 다양한 의혹들이 제기되자 국립오페라단은 21일 반박 보도자료를 통해 이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서울대 오페라연구소 소장 업무 수행"

    국립오페라단은 "이소영 예술감독이 서울대 오페라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했다고 제출한 사유는 박세원 교수의 요청으로 소장 업무를 수행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사실은 이미 지난해 제출한 박세원 교수의 확인서로 소명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립오페라단 측이 보내온 확인서 사본(2009년 4월 14일 작성)에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박세원 교수의 친필로 "본인은 서울대학교 오페라 연구소를 만들고 오페라 전문교육의 필요성으로 이소영(국립오페라단 단장)을 부소장으로 임명, 소장의 역할을 병행하게 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법률적으로 상근과 상임은 동일한 의미"

    또 국립오페라단 상임연출을 맡았었다는 주장이 허위라는 지적에 대해선 "이소영 예술감독은 국립오페라단에서 실제적으로 상임연출직 제안을 받았으며, 국립오페라단의 공연에서 상임연출가의 임무를 수행했다"고 국립오페라단은 반박했다. 이같은 사실은 당시 국립오페라단이 제작한 공식 인쇄물 및 오페라단 관련 각종 언론 홍보물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법률적으로 상근과 상임은 동일한 의미라는 게 국립오페라단 측의 주장이다.

    ◆"한국-이탈리아 교육체계간 차이에서 빚어진 오해"

    '도니제티음악원' 교수직 논란과 관련해선 "이탈리아 마자테시에 있는 도니제티 아카데미의 경력증명서와 재직증명서, 한국분원 강의확인서를 받아 충분히 소명했다"고 반박한 뒤 "다만, 도니제티 음악아카데미가 사설 학원이라는 논란은 한국과 이태리간 예술분야 교육체계간의 차이 때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MTP인터내셔널이 유령회사라는 의견에 대해선 "동 회사는 사업자등록증과 현존 사무공간이 존재하고 국내 사업자 등록이 돼 있는 합법적인 법인체"라고 이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정장선 의원 "이소영 단장 학력의혹 여전"

    국립오페라단은 일부 언론과 국회에서 제기된 이소영 단장에 대한 여러 의혹들에 대해 21일 오후 자세한 설명과 첨부 문서를 곁들여 사실과 다른 주장, 혹은 오해에서 비롯된 억측이라는 논리를 전개했다.

    그러나 이날 국립오페라단이 언론사에 배포한 해명자료는 이미 기사가 보도되기 이전부터 공개됐던 것들이다. 지난 20일 이 단장에 대한 학력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인터넷 매체에도 ▲이소영 단장으로 하여금 소장 역할을 병행하게 했다는 박세원 교수의 확인서 ▲상임과 상근은 법률적으로 동의어 ▲도니제티 아카데미 경력 논란은 교육체계 인식 차이 때문이라는 동일한 반론이 실려 있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정장선 의원 등은 "서울대 측을 통해 이 단장이 오페라연구소 소장을 지낸 바 없음을 확인했다"며 "소장 역할을 했던 것과 소장을 지낸 것은 엄연히 다른 사실"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또 "경기도 분당 소재 도니제티 음악학원은 2007년 8월 30일 경기도교육청에 학원으로 등록됐지만 강사는 단 한 명도 등록하지 않은 곳"이라며 "2006년 3월 1일부터 강의했다는 경력증명서는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더욱이 외교부를 통해 주밀라노 영사관에 확인한 결과, 이탈리아의 도니제티 아카데미는 정식 학위를 주는 학교가 아니며 한국인 여성이 설립한 사설 학원"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아래는 국립오페라단이 21일 오후 뉴데일리에 발송한 해명 자료 일부.

  • ▲ 국립오페라단이 제작한 스태프 명단 일부.  ⓒ 뉴데일리
    ▲ 국립오페라단이 제작한 스태프 명단 일부. ⓒ 뉴데일리
     
  • ▲ 박세원 교수의 확인서.  ⓒ 뉴데일리
    ▲ 박세원 교수의 확인서. ⓒ 뉴데일리
     
  • ▲ 이탈리아 도니제티 아카데미 측에서 발부한 이소영 단장의 경력증명서.  ⓒ 뉴데일리
    ▲ 이탈리아 도니제티 아카데미 측에서 발부한 이소영 단장의 경력증명서. ⓒ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