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 수목극 '대물' 기자회견장 이모저모
  • ▲ 드라마 '대물'의 주인공 4인방.  ⓒ 김상엽 기자
    ▲ 드라마 '대물'의 주인공 4인방. ⓒ 김상엽 기자

    29일 오후 2시 SBS 새 수목드라마 '대물'의 제작발표회 겸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잠실 롯데호텔은 지난 6월 서울 강남 모처에서 뺑소니 사고를 낸 뒤 잠적, 언론과 등을 돌려온 한류스타 권상우의 등장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취재진 역시 여느 드라마 제작발표회보다 뜨거운 열기를 나타냈는데 행사 초반부터 기자들의 시선은 온통 권상우에게로 쏠리는 분위기였다.

    자연스레 권상우는 묻지도 않은 과거사(?)를 꺼냈고 취재진을 상대로 공식 사과 입장을 전달했다. 크나큰 범죄를 일으킨 것에 비하면 작을데 그지없는 단촐한 사과였으나 그간 권상우가 겪었을 심적 고통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팬들의 이해를 구할 수 있는 행동이었다.

  • ▲ '대물'에서 열혈검사 역을 맡은 배우 권상우.  ⓒ 김상엽 기자
    ▲ '대물'에서 열혈검사 역을 맡은 배우 권상우. ⓒ 김상엽 기자

    자신의 잘못을 의식한 탓인지 시종 농담을 건네며 기자회견을 주도한 고현정 등과 달리 권상우는 침울한 표정으로 일관, 너무나도 조심스럽고 예의바른 행동거지를 보였다. 때문에 웃음꽃이 만발한 주위 동료·선후배들과 대비된 권상우의 반듯한(?) 모습은 한편으론 조금 안쓰러운 느낌마저 줬다.

    권상우 외에도 선덕여왕 이후 '현세'로 돌아온 고현정에게도 카메라 포커스가 집중됐다. 한층 넉넉해진 모습과 여유를 풍기며 회견장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 고현정은 "유부남이나 총각이나 별로 안가리는 편"이라며 "다들 긴장하시라"는 높은 수위의 농담을 건네는 등, 권상우로 인해 자칫 딱딱해 질 수 있는 현장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 ▲ 포토타임을 갖고 있는 고현정이 웃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 굳은 표정의 권상우와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 김상엽 기자
    ▲ 포토타임을 갖고 있는 고현정이 웃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 굳은 표정의 권상우와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 김상엽 기자

    이같은 선배들의 노력 덕분인지 권상우 역시 "다른 선배님들은 모두 진지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저 혼자 코미디를 하고 있다"면서 "정치라는 것이 어렵고 지루한 이야기인데 감독님께서 최대한 흥미롭게 만들어주셔서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다"는 간단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정치드라마로 컴백한 '맏형' 차인표는 동료·후배 연기자들에게 후한 평점을 내리는 등 특유의 온화한 카리스마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차인표는 "여기 계신 분들과 작업을 처음 해 봤는데 이수경씨는 눈이 맑고 너무 선한 이미지"라면서 "이를 본인의 좋은 연기력으로 극복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권상우는 정말 순둥이다. 착하고 순진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매신을 찍는 모습을 보면 비록 후배지만 배울 점이 많고 '나도 저 나이때는 저렇게 했을 것'이라면서 자극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과 라이벌 격인 서혜림을 연기한 고현정에 대해선 "앉아 있다가 사람들이 멀리서 나타나면 벌떡 일어나 인사를 한다"며 "'벌떡녀'라는 별명을 지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덧붙여 "고현정이 벌떡 일어나 인사하는 것을 보고 우리 모두가 지금은 다 인사를 잘하게 됐다"고 감사함(?)을 표하기도.

    또 자신을 '원조몸짱'이라고 소개한 차인표는 "이번 드라마에 캐스팅 되면서 권상우와 꿀복근 대결을 기대했는데 안타깝게도 제가 국회의원 역할을 맡아 이번 드라마에선 힘들 것 같다. 권상우가 운이 좋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 '대물'에서 냉혹한 정치인으로 분한 배우 차인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상엽 기자
    ▲ '대물'에서 냉혹한 정치인으로 분한 배우 차인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상엽 기자

    ◆차인표 "비례대표 출마 권유 받은 적 있어" = 드라마 '대물'에서 자타공인 '정치 9단'으로 서혜림(고현정 분)을 정계로 끌어들인 뒤 후일 서혜림의 탄핵을 주도하는 강태산 역을 맡은 차인표는 실제 정치권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차인표는 "예전에 정치권에서 국회의원 지역구나 비례대표 출마를 제의했었는데 고사를 한 적이 있다"면서 "정치는 국민을 섬기는 것인데 당시 전 국민을 섬길 준비가 안됐기 때문에 사양한 것"이라고 밝혔다.

    차인표는 '연기에 앞서 롤모델로 삼은 정치인이 있느냐'는 질문에 "최근 주요 장관들의 청문회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여러분들께서 다행히 여러가지(?) 모습들을 보여주셔서 산교육을 받은 것 같다. 강태산이란 인물을 연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강태산은 주인공 서혜림과 대척점에 서는 악역이다.

  • ▲ SBS 드라마 '대물'에서 주인공을 맡은 배우들. 왼쪽부터 차인표, 권상우, 고현정, 이수경.  ⓒ 김상엽 기자
    ▲ SBS 드라마 '대물'에서 주인공을 맡은 배우들. 왼쪽부터 차인표, 권상우, 고현정, 이수경. ⓒ 김상엽 기자

    한편 '대물'은 수요일과 목요일 KBS 2TV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도망자 Plan.B'와 시청률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처지. 이에 대해 출연진은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권상우는 "(가수 비가 주인공으로 나오는)타방송 드라마와 경쟁하는 것에 대해 긴장되는 건 사실"이라면서 "여러 언론에서도 비교가 많이 되곤 하는데 차인표 선배님, 고현정 선배님 등 기타 모든 분들이 두루두루 연기자로서 좋은 배우로 각인된 분들"이라고 밝혀 출연진 자체의 '중량감'이 '대물'의 장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권상우는 "'대물'은 이야기가 풍성한 안정된 드라마"라면서 "단순히 비주얼이나 눈요기감으로 시청률 승부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뼈 있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고현정은 "이번 드라마는 평범한 우리 이웃이 대통령이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면서 "현실에서는(현재 정치계에서는) 할 수 없는 말들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해대는 역할을 맡아 여러분들의 속을 확 풀어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 마디로 드라마를 통해 얻어지는 카타르시스가 대물의 빼놓을 수 없는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주장.

  • ▲ SBS 드라마 '대물'에서 타이틀롤 서혜림 역을 맡은 배우 고현정.  ⓒ 김상엽 기자
    ▲ SBS 드라마 '대물'에서 타이틀롤 서혜림 역을 맡은 배우 고현정. ⓒ 김상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