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 대한민국 최초 여성대통령 연기

"드라마에서 여러분 속을 확 풀어드릴께요"

지난해 MBC 드라마 '선덕여왕'을 통해 '미실'이라는 여장부 역을 맡아 선굵은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고현정이 이번엔 현대로 돌아와 대한민국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되는 인물을 연기하게 됐다.

29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SBS 새 수목드라마 '대물(극본:유동윤, 연출:오종록, 제작:이김프로덕션)'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고현정은 "대한민국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되는 인물을 맡아 걱정이 많이 되지만 든든한 감독님이 계셔서 훌륭한 지휘아래 열심히 찍고 있다"고 밝혔다.

고현정은 "선덕여왕 속 미실과 이번에 맡은 서혜림이라는 인물이 쉽게 이룰 수 없는 꿈을 꾼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서혜림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우리 이웃이 대통령이 된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현정은 "제 대사가 너무 직접적일 정도로 아무 거리낌 없이 말을 해대는 스타일"이라면서 "현실에서는(현재 정치계에서는) 그럴 수 없을 것 같은데, 드라마라는 너무나 좋은 장치를 통해 여러분들의 속을 확 풀어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역할을 통해 원없이 소리를 질러보자는 마음으로 연기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제작발표회 겸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드라마 하이라이트 영상에선 20대로 분한 고현정이 버스 안에서 성추행을 당하고 사투리를 구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와 관련 고현정은 "당시 버스 안이 너무 더워 한번에 끝내려 대단히 집중을 많이 했다"면서 "많이 어린 역할을 하긴 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또 고현정은 권상우와 극 중 조우하는 장면을 설명하며 "동년배까지는 아니고 제가 좀 연상인데 서로 긴밀한 관계가 될 정도로 직접적인 만남을 갖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현정은 "자신은 필(?)이 오면 수시로 공략을 하는 스타일"이라며 "다들 긴장들 하시라"는 농담을 건네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덧붙여 고현정은 드라마 내용과는 별개로 "(자신은)유부남·총각 안 가린다"면서 "빈틈이 보이면 바로 공략하겠다"는 선전 포고를 날리는가하면 "촬영장에 총각이 없어서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외모만 보고 선택하진 않는다. 나이를 떠나 마음이 젊은 분들이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시종 농담을 건네며 기자회견장 분위기를 주도한 고현정은 "최근 드라마에서 너무 대장부 같은 역할만 맡는 건 아니냐"는 질문에 "제 나이에 어울리는 캐릭터를 맡는 게 이젠 자연스럽다"고 밝히며 당분간 자신의 평소 성격과 어울리는 당찬 연기를 계속 해보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드라마 '대물'에서 고현정이 연기할 서혜림은 방송국 아나운서 출신으로 억울하게 남편이 죽은 뒤 정계에 뛰어들어 3년만에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이 되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