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김황식 감사원장 직접설득...병역면제 고민임태희-맹형규 3배수, 모의청문회서 200개항 검증야당과도 교감...'전남총리'에 역사적 의미있다
  • 이명박 대통령이 16일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김황식 감사원장을 지명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37명의 총리가 있었지만 전남 출생은 김 후보자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 부분에 "역사적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갖고 최종 확정했다"고 임태희 비서실장은 밝혔다.

  • ▲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가 16일 국회 예결위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소감을 밝히기 위해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가 16일 국회 예결위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소감을 밝히기 위해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 후보자가 최종 총리 후보자로 낙점된 가장 큰 이유는 '흠 잡을 게 없다'는 것이었다. 임 실장이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가진 총리 후보자 인선 발표에서 밝힌 김 후보자 낙점의 가장 큰 이유는 "대법관과 감사원장 등 38년간 공직에 있으면서 흠잡을 곳 없는 청렴한 도덕성과 철저한 자기관리 등이 지금 정부의 정책기조와 가장 부합되는 훌륭한 분이란 점을 감안해서 이 대통령이 직접 설득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에게는 2년 전 감사원장으로 임명될 당시 인사청문회에서 제기 됐던 ▲대학원 재학 자녀의 학비 소득공제 ▲가족 2명에게 차용한 자금의 증여세 ▲병역 면제가 문제가 된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날 오전 자체 검증 결과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모의 청문회에 참석한 청문위원 모두 이견이 없었다고 한다. 200개의 자기검증 문항에도 문제점이 없었다고 임 실장은 설명했다. 오히려 김 후보자가 현 정권이 병역에 대한 부담이 커 여러 차례 고사를 했고, 김 후보자의 가족들도 만류를 했다는 게 임 실장과 홍상표 홍보수석의 설명이다.

    다음은 임 실장과 홍 수석이 밝힌 김 후보자 발탁 과정이다.

    임태희 대통령실장 발표문

    이명박 대통령은 국무총리 후보자로 김황식 현 감사원장을 내정했다. 김 후보자는 전남 장성 출신으로 국회 동의를 얻어 임명될 경우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의 전남 출신 총리가 된다.  청와대는 전 총리 자신자퇴 이후 인사 검증 기준을 대폭 개선하고 개편된 절차에 따라 원점에서 인선작업 다시 했다. 이로 인해 다소 시간이 걸린 점 양해해 달라.

    검증 후보 중 여러 가지 사정 고려해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 아울러 더욱 엄격해진 국회 인사청문회를 감안해 2년 전 감사원장 청문회 당시 제기된 문제에 대해 별도로 자체 검증을 했다.
    지난 감사원장 청문회에서 제기된 문제는 3가지다.

    그 중 대학원 재학자녀의 학자금 소득공제는 제도를 정확히 알지 못해 일어난 착오로 인정하고 추후에 반납했다.

    가족 두 분에 차용한 2억 원은 장녀 혼사 준비용으로 빌린 돈으로 대법관 퇴임시 되돌려줬다. 퇴임시 5천만원식 변제하고 나머지는 1억 원은 추후에 변제할 계획이다.

    당시 군 면제 기준이 양쪽 눈 굴절각도 차이 2디옵터였는데, 김 후보자는 5디옵터였다. 군에 안 간 게 아니라 못 간 것

    가장 관심인 본인의 병역면제 사유다.

    1972년 당시 사법고시에 합격해 김 후보자는 장교로도 갈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 군 면제 기준이 양쪽 눈 굴절각도 차이가 2디옵터였는데 김 후보자는 5디옵터 차이가 나 군에 갈 수 없었다. 군에 갈 수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확인했다. 김 후보자는 군 면제 경력으로 정부에 조금이라도 부담 줄 수 있다면서  이 부분 굉장히 고민했다. 병역 면제가 부담 줄 수 있고 감사원장을 도중에 사퇴하는 점에 대해서도 부담을 느낀 것 같다.

    그래서 총리직 제의를 수차례 고사했다. 대법관과 감사원장 등 38년간 공직에 근무하면서 공직사회 지향 과정에서 흠잡을 때 없는 청렴성과 도덕성, 철저한 자기관리 등이 지금 정부의 정책기조와 가장 부합되는 훌륭한 분이란 점을 감안해 이 대통령이 직접 후보자를 설득해 총리 후보자로 내정했다.

    후보자 선정 과정은 지난번 개선된 검증 과정에 따라 200개의 질문을 하고 질적 검증과 내부 사전 면담 모두 거친 뒤 최종 확정됐다.

    [임 실장 일문일답]

    -그동안 여러분들이 하마평 올랐는데 실제로 3배수로 압축됐는지, 실제로 문항 작성을 한 분이 몇 분인지 알려 달라.

    =우선 검토했던 후보자 예비 후보자 숫자는 딱히 몇 명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분들을 접촉하고 검토했다. 그 부분은 말씀 드리는 게 적절치 않다. 언론에 제기됐던 분들은 상당수가 대상으로 검토했었다. 내부적으로 200개 검증서를 작성한 분들은 최종 압축된 몇 분이다. 그 분들도 요청에 의해 명단을 밝히기는 곤란하다.

    김 후보자의 경우는 200개 항목에 대해 오늘 아침 일찍 저와 백용호 정책실장, 그리고 관련 수석비서관들이 함께 내부적인 면담 절차와 국회 인사청문회에 버금가는 여러 쟁점에 대한 소명을 거쳐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김태호 전 후보자의 경우 콘셉트가 세대교체였다. 이번 김 후보자의 경우는 법조계 출신이라 총리 적임자인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콘셉트가 무엇인가.

    =우선 감사원은 국정 전반에 대한 문제를 다루는 그런 부서다. 감사원장을 2년 넘게 재직하면서 그 부분에 대한 충분히 파악할 기회를 가졌다. 잘 알다시피 존경받는 법조인으로 이 대통령의 국정기조인 공정한 사회 가치에는 가장 적합하고, 이를 몸소 실천하면서 내각이 (공정한 사회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할 적합한 분이다. 지금 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 임명되면 41대 총리가 된다. 정운찬 전 총리가 40대 총리인데 (총리직을)두 번씩 한 사람이 세분 있다. 그러면 총리를 역임한 분이 총 37분인데 이중 전남 출신은 김 후보자가 최초다. 이 대통령은 굉장히 역사적 의미도 있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야당에는 발표 전 얘기를 했나.

    =야당 의원들께 총리 임명을 상의 드린 적은 없다. 확정되고 발표 직전에 정진석 정무수석이 사전에 통보를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확인은 하지 못했다.

    -김 후보자는 병역을 면제 받았다. 이 대통령도 병역을 면제 받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다. 전통적으로 국민 감정상 군 면제에 너그럽지 못한 데 고심은 없었나.

    =김 후보자가 처음에 고사를 여러 번 했다. 고사한 주된 이유가 군 면제 경력이 우리 정부에 부담이 되지 않겠나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러나 군 면제 내용을 보면 잘 알다시피 김 후보자는 사법고시를 합격하고 그 다음에 신체검사를 했다.  당시에는 장교로 가면 되기 때문에 군에 대해 전혀 가지 않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당시 신체검사 기준으로는 도저히 군 입대가 될 수 없는 조건의 시력을 갖고 있었다. 그것 때문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었단 점을 병무청을 통해 다 확인했다. 시력기준은 군 자원의 형평에 따라 시대적으로 달라진다. 최근에는 교정시력이 나와 강화됐지만 그 당시는 (양쪽 눈 굴절각도 차이가) 2디옵터면 군 면제 기준이었는데 김 후보자는 5디옵터였다. 군에 안 간 게 아니라 못 간 것이다.

    김 후보자는 공직에서 국가를 위해 많은 활동을 했고 감사원장 임명 당시에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한번 했기에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이것이 총리의 직책을 수행하지 못할 결정적 사유가 된다고 저희들이 보진 않았다. 이것은 여러분들도 군을 의도적으로 회피를 한 게 아니라 가려해도 갈 수 없었던 것이기에 이해를 해 달라.

    -이번 검증 과정 절차를 다시 설명해 달라. 그리고 김태호 전 후보자와 비교해 상당히 차이가 있는데 어떤 비전을 갖고 내정을 한 것인지, 김 후보자에게 국정수행 과정에서 어떤 기대를 하는지 설명해 달라.

    =김태호 전 후보자는 당시 발표에서 보듯 내각에 변화와 활력을 불어넣자는 것이 있었다. 이번 김 후보자는 거듭 말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높은 선진사회로 가기 위한 중요한 가치인 공정한 사회란 가치를 내각이 분명한 원칙과 철학을 갖고 추진할 필요가 있겠다는 배경에서 김 후보자를 총리 후보자로 결심했다. 거듭 말하면 공정한 사회라고 하는 정책적 기조를 뿌리 내리게 하는 최적임자로 (이 대통령이) 판단하셨다.

    -김 후보자가 국회 답변에서 200개의 자기검증 문항을 작성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200개 문항작성은 그 뒤에 이뤄진 것인가.

    =(뒤에) 새로 하셨다.

    -오늘 총리 내정자를 발표하려고 했나.

    =원래 절차 때문에 금요일 또는 일요일에 하려고 했다. 하나는 오늘까지 국회 예결위원회 회의가 있다. 저희들이 내부적으로 청문절차와 면담절차, 내부 인사추천위원회 면담 절차를 거쳐 내일 혹은 일요일에는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늘 아침 1차로 (모의 청문회를) 실시했는데 참석자들의 이견이 없었다. 모든 면에서 정책실장 비롯 모든 수석의 의견이 일치됐다. 더 이상 하는 게 맞지 않았다. 국회 사정을 알아보고 판단하니까 더 이상 늦출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갑자기 발표시간을 3시로 정했다.

    [홍 홍보수석 일문일답]

    -오늘 아침 모의 청문회 때 청문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해 발표했다는데 만약 모의 청문회에서 이견이 있었다면 다른 후보들에 대한 청문회 준비도 될 수 있었나. 아니면 모의 청문회는 단 한번 하기로 정했었나.

    =여러분들이 며칠 전부터 몇 배수로 압축이 됐다고 보도를 했다. 그 연장선상에 면 말씀대로 3배수 정도로 후보를 압축하고 집중적으로 검증을 하고 의사를 타진한 게 사실이다. 다만 그 세 사람을 동시에 이렇게 청문 한다든가 하는 것은 아니고 세 사람 중 우선순위가 있었다. 세 사람 중 최우선 순위에 있었던 김 후보자를 가장 먼저 자체 내부 청문회 과정을 거친 것이고 만약 거기서 적합치 않았다면 차 순위자로 진행을 했을 것이다. 오늘 아침 김 후보자를 상대로 모의 청문회를 진행했고 모든 청문위원들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오늘 아침에 정부 과천 청사에서 회의가 있었는데 청문회는 그 이후에 한 것인가.

    =저도 오늘 과천을 안 갔다.

    -모의 청문회는 얼마나 걸렸나.

    =상당시간 했다. 임태희 실장과 백용호 정책실장이 모두 참석했고, 저를 비롯해 정무, 민정 쪽에서도 몇몇 수석이 참석했다. 관련 비서관도 참석했다.

    -이 대통령과 김 후보자가 오후에 대화를 했다는 데 두 분 사이에 어떤 말씀이 있었나.

    =점심시간을 이용해 김 감사원장이 이 대통령을 뵌 것 같다. 무슨 말씀을 나눴는지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공정한 사회, 지금 우리 정부가 지향하는 공정한 사회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정부를 그런 개념으로 잘 이끌어 달라고 한 것으로 짐작한다.

    -3배수 후보에 임 실장과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도 들어갔나.

    =그런 것 같다.

    -김 후보자에게 적용된 기준을 조금 더 상세하게 설명해 달라.

    =잘 알다시피 김 후보자와 같은 검증대상에 올랐던 맹형규 장관이나 임태희 실장 같은 분들은 공직에 오래 계셨기에 상당 부분 검증이 많이 이뤄졌고, 자료가 많이 축적돼 있다. 그런 부분은 사전에 면밀하게 거쳐 확인을 했고, 꼼꼼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있었다. 200문항에 이르는 자기문답서를 받아서 그 부분에 관해서도 꼼꼼하게 정리했다.

    오늘 아침에 저희들이 내부 청문 과정에서 확인한 것들은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본인에 설명을 듣고 나름대로 갖고 있던 자료를 대비해 봤고, 법령과 자료를 서로 대조도 해보는 그런 확인하는 과정이 많았다. 병역 문제나 김 후보자가 현재 국회 인사청문회에 갔을 때 가장 쟁점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은 짐작 하다시피 병역문제와 세금문제가 하나 있었다. 2억 원을 누님들한테 차용한 금전문제 이외에도 몇 가지 사항이 있었다. 만약에 청문회 가서 지적이 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점검을 했고 본인에게 소명을 듣는 과정들을 거쳤다.

    -앞으로의 청문 절차와 스케줄은 어떻게 되나.

    =마음 같아선 총리를 빨리 국회 임명동의를 받아 국정공백을 없애야 한다. 그리고 총리에게 몇몇 빈자리의 장관들을 제청 받아 채워야 하는 다급한 상황이다. 하루라도 빨리 인준 절차 거쳐야 한다. 절차를 따져보니까 당장 내일이라도 임명동의 요청서를 보내는 게 바람직한데 갖춰야 할 증빙서류와 기본적 서류 준비가 물리적으로 최소한 2~3일은 걸린다. 준비가 되도 그냥 자료를 제출하는 게 아니라 책자로 제작해 형식을 갖춰 해야 하기에 이를 감안하면 다음 주 월요일인 20일에는 국회에 임명동의 요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오늘이 음력으로 8월 9일이다. 김 후보자의 생일이라고 한다. 거기다 김 후보자가 감사원장으로 임명받은 날이 2008년 9월 9일이고 음력으로 8월 9일이었다. 그때가 회갑 날이었다고 한다.

    총리 후보자로는 이름이 많이 나왔었다. 전직 관료출신, 법조계, 전직 장관, 학계, 언론계, 외교관 등 광범위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총리 후보를 찾았다. 아주 세밀한 검증을 한 사람 수만 해도 두 자릿수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후보자가 기독교인데 종교는 고려했나.

    =그것은 큰 고려 요인이 아니었을 것 같다.

    -이 대통령과 개인적인 인연은.

    =감사원장을 2년 이상했으니까 감사원장 관계 외의 특별한 관계는 못 들었다.

    -이 대통령이 직접 설득했다는 데 언제 어떤 방식으로 했나.

    =이 대통령이 설득한 방법은 직접 만나서 했을 수도 있고, 전화로 말씀 했을 수도 있을 것 같고, 대통령실장이나 참모를 통해 말씀했을 수도 있습니다.

    -언제 설득했나.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김 후보자는 국회에서 200개 질문에 답한 적이 없다고 했는데 그 이후 200개 문항 작성과 오늘 아침 모의 청문회까지 검증시간이 충분했는지 설명해 달라. 그리고 현장 방문이나 관련자 탐문 등 질적 검증 등 과거에 없었던 검증 과정은 없었나.

    =200개 항목이 많고 세밀한 측면이 있지만 그 분에 대해서 아까도 말했지만 그동안 공직하면서 많은 부분에 대해서 검증 자료나 기타 자료가 많았다. 그런 부분 속에서 대부분이 소명이 됐다. 몇 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검증서 200문항에 이르는 자기질문서 드렸고, 모의 청문회 시간까지 충분히 문항을 확인할 시간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