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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는 탈출할 낙하산이 없었다.”
지난 17일 중국에서 추락한 북한 전투기 문제를 두고 북한과 중국 당국이 기계적 결함에 의한 추락사고였다고 신속히 발표했지만 북한주민들은 조종사의 사망이 강요된 죽음이라고 믿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1일 전했다. -
- ▲ 지난 17일 중국에서 추락한 북한 전투기 ⓒ 中 주진조선
지난 2000년 초까지 강원도의 한 비행장에서 정비원으로 복무했다는 북한 내 방송 소식통은 “추락 미그21기 비행사(조종사)가 왜 국제적으로 공인된 구조요청을 하지 않았는지, 또 우리(북한)쪽이나 중국쪽에서 왜 안내기를 띄우지 않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사고기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소식통은 추락한 비행사의 죽음에 대해 “철저히 강요된 죽음”이라며 “지난 2002년부터 북한공군의 대부분 전투기들에 탈출용 낙하산이 장착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2002년 4월과 6월에 김정일이 ‘미림비행장’과 ‘온천비행장’을 현지시찰하면서 낡은 비행기들을 개조하기 위해 러시아에서 폐기된 비행기와 부품들을 헐값으로 사들일 데 대해 지시했다”며 “비행사들이 비행기를 끝까지 지킬 데 대한 말씀(지시)을 주셨다”고 진술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공군비행장을 찾은 김정일은 우리 비행사들이 천만금을 주고도 못 바꿀 존재들이지만 비행기는 억만금을 주고 사들여야 한다며 조종사들이 불의의 사태에 직면해서도 침착하게 행동하고 비행기를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는 것.김정일의 지시에 대한 대책으로 북한 당국은 지난 2002년 이후 공군 훈련용 비행기들에 낙하산을 제거하고 대신 훈련장 주변에 임시 활주로를 만들어 사고기들이 불시 착륙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는 것이다.
이는 비행기가 고장을 일으켜도 비행사들이 공중탈출하지 않도록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북한은 2002년 이후 공군비행사들에게 비행기는 300%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기계라고 교육하면서 공중사고 당시 주변 임시활주로나 고속도로에 착륙하는 방법들에 대해 특별히 강의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양강도 혜산시의 또다른 방송 소식통은 “1997년 원산비행장 비행사들이 길영조 영웅을 본받아 자폭결사대를 결의하면서 스스로 낙하산 착용을 거부했다”며 “그후 전투비행사들이 긴급낙하산을 포기하는 것을 자신의 충성심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길영조는 지난 1992년 원산비행장에서 훈련도중 불의의 사고로 추락하면서 김일성 별장을 피해 일부러 바다에 뛰어들어 희생함으로써 북한이 내세우는 비행 영웅이다.
북한은 일단 유사시 비행기 사고를 당하더라도 적진이나 적함을 들이받고 산화한다는 가미카제식 교육을 공군 비행사들에게 주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