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홍준표 신경전에 한나라 '삐걱'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와 홍준표 최고위원의 갈등이 4일 당직인선을 놓고 최고조에 달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19개 당직자 인선 방안을 논의했으나 홍 최고위원이 안 대표가 제시한 안에 반발하면서 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홍 최고위원은 직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체 19명 가운데 12명을 자기 경선캠프에 참여한 사람으로 앉히는 것은 당헌·당규 위반"이라며 "안 대표의 독선이 도를 넘었다"고 맹비난했다.

홍 최고위원은 이날 대변인으로 임명된 안형환 의원이 안 대표 측 사람임을 언급하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홍 최고위원은 초선인 안 의원보다 재선의원이 대변인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여성 대변인으로 정옥임 원내대변인을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는 그러나 친이계이자 전대 경선에서 안 대표 측에 도움을 준 안형환, 배은희 의원을 남녀 대변인으로 내세우는 안을 제시했고, 양측간 갈등이 빚어지자 여성대변인 결정을 보류했다.

또, 안 대표는 홍 최고위원의 비난에 대해 "자기가 추천한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 등 당직 인선에 대한 의견은 다를 수 있다. 누가 적절한가를 따져 인선한 것"이라며 "당직 인선을 자기 마음대로 하려는 홍 최고위원이야 말로 교만의 극치"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홍 대표 역시 서민대책특위 위원장을 맡아 측근들을 앉혔다. 홍 최고위원의 주장은 이율배반적"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원희룡 사무총장은 "이날 발표한 안은 사실상 합의에 가까운 안"이라고 긴급진화에 나섰으나, 지명직 최고위원 두 명과 여성 대변인 인선을 추후로 미룬 상태여서 당내 갈등은 향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