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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리 슌 "한국 영화에 지지 않겠다"

입력 2010-07-21 10:17 | 수정 2010-07-26 15:40

▲ 영화 '슈얼리 섬데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오구리 슌과 양익준 감독 ⓒ 뉴데일리

"한국 영화는 굉장히 파워풀하다. 일본 영화도 지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

지기 싫어 하는 성격의 '승부사' 다운 발언이 눈길을 끈다. 일본 최고의 인기 배우 오구리 슌(小栗旬ㆍ28), 그가 자신의 첫 연출작 '슈얼리 섬데이(Surely Someday)'를 들고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지난 19일 저녁 경기도 부천시청은 그 어느때 보다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다른 작품과 비교해 유난히 많은 여성 관객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다들 안절부절 하지 못한 채 연신 무대와 입구쪽은 번갈아 두리번 거린다. 바로, 그를 찾기 위해서다.

▲ 영화 '슈얼리 섬데이'

영화 '슈얼리 섬데이'는 오구리 슌 감독이 자신의 고교 시절 경험을 토대로 구성한 청춘 영화로, 문화제를 준비 중인 고등학생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린 청춘물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노다메 칸타빌레', '사이보그 그녀'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코이데 케이스케가 맡았다.   
 

▲ 영화 '똥파리' 양익준 감독 ⓒ 뉴데일리

이날 영화 상영 직후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에는 특별한 손님이 초대됐다. 지난해 한국 독립영화계의 총아로 파란을 일으킨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양 감독의 방문은 이미 지난 2월부터 예견되기도 했다. 일본 훗카이도에서 열린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참석한 오구리 슌 감독이 "'똥파리'라는 영화를 봤는데 충격을 받을 정도로 좋았다"라고 그에 대한 찬사를 보낸바 있다. 이번 양 감독의 방문은 실제, 오구리 슌의 요청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무대에 등장한 양 감독은 "오구리 슌의 인기가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라며 "주위에 여러 여성분들이 데려가 달라고 했는데, 그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혼자 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오구리~"라고 익살스럽게 소리쳐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그의 부름에 객석 통로에 위치한 입구로 등장한 오구리 슌은 수 많은 팬들의 환호에 여유롭게 웃음을 지어 보이며 무대에 올랐다. 팬들이 내미는 손에 일일히 답을 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프레스석에 앉아 가만히 그를 지켜보던 한 일본 기자는 한국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스고이(굉장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구리 슌은 일본 톱 스타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안녕하세요. 저는 오구리 슌 입니다. 부천에 봐서 기쁩니다."라고 한국말로 관객들에게 전해 큰 박수를 받았으며,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되는 내내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안녕하세요." 등을 적절히 사용해 객석에 탄성을 자아냈다.

▲ 영화 '슈얼리 섬데이' 오구리 슌 감독 ⓒ 뉴데일리

오구리 슌의 모습에 연신 환호를 보내는 객석을 향해 양 감독은 "치사하다"라며 질투 어린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내가 일본 영화제에 갔을 때는 일본어로 '손님, 사주세요'라고 농담을 했는데, 관객들이 아무도 웃지 않아 당황했다"며 "일본에서 저는 매우 헝그리한 사람으로 찍혀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오구리 슌과 양익준 감독의 대담>

양익준 : 한국에 처음 오신 건가요?
오구리 : 네, 그렇습니다.
양익준 : 여기 계신 분들은 모두 럭키네요.(웃음)

양익준 : '슈얼리 섬데이'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오구리 : 18, 19 살 때는 우리들의 미래는 어떨가, 혹은 지금 우리가 먼 미래의 여정을 어떻게 준비해 나가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고민들을 긍정적으로 헤쳐나가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 영화 '슈얼리 섬데이' 오구리 슌 감독 ⓒ 뉴데일리

양익준 : 영화 속 장면 중 야쿠자가 친구에게 구두를 핥으라고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치, 힘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이들 사이에서의 사회적 구조를 비판하는 것처럼 다가왔는데요. 그러한 포지션으로 받아들여도 될까요?
오구리 : 물론, 그런 관점도 좋습니다. 제가 연출을 할 때는 살아가다 보면 용기만으로는 맞설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양익준 : 영화 '크로우즈 제로'를 보고 처음 오구리 슌 감독을 알게 됐습니다. 그 전까지는 잘 몰랐었습니다. 제가 TV를 전혀 안보고 살기 때문에(웃음). 그 작품을 통해 처럼 감독을 보고 일본 영화나 배우 답지 않게 에너지가 강한 사람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폭발해 박차고 나가 관객들을 앞도하고, 시원하게 만드는 느낌이 오구리 슌이란 배우인 것 같은데 실제로도 그런가요?
오구리 : 역시, 그렇네요. 에너지를 갖고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유바리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할 때 '오랜만에 힘있는 영화를 만났다'고 말해주셔서, 한국에서는 일본의 이미지가 그렇게 힘이 없게 느껴지는 걸까 하고 한편으로는 걱정스럽기도 합니다.(웃음)

양익준 : 영화 속 선그라스를 낀 성생님이 '크로우즈 제로'에서 한번만 하고 싶다고 외치던 학생으로 나왔었는데, 이번 영화에서 그런 학생과 대치하는 모습이 묘하게 겹쳐옵니다. 의도한 건가요?
오구리 :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이제 그 분은 고등학생 역을 할 수 없는 얼굴이라 선생님으로 출연 시켰습니다.(웃음)
양익준 : 역시 경찰역(오구리 슌)이 가장 연기를 잘 한것 같습니다.

 


양 감독과의 대담에 이어 본격적인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진행됐다. 그를 만나기 위해 일본어로 질문을 준비해 온 이들도 눈에 띄었으며, 수 많은 경쟁을 뚫고 오구리 슌과 눈을 맞추며 질문을 할 수 있게 된 이들에게 다른 관객들은 부러움 섞인 탄성이 흘려보내기도 했다.

 

▲ 오구리 슌을 보기 위해 몰려든 관객들 ⓒ 뉴데일리

'슈얼리 섬데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아들라는 질문에 그는 '분수장면'을 들며 "원래는 배경음악이 없던 장면인데, 실수로 음악이 삽입됐다. 그런데, 오히려 덕분에 등장인물들의 바보스러움이 더 잘 표현된 것 같다"라고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또 오구리 슌이 자신이 연기하고 싶었던 캐릭터로 '쿄헤이'를 꼽자, 양 감독은 영화 속 오구리 슌과 함께 카메오로 등장한 츠마부키 사토시 역시 부러웠다고 말해 웃음을 객석을 훈훈한 분위기도 만들기도 했다.

자신의 작품으로 일본이 아닌 해외에서 처음 상영을 마친 그의 소감은 남달랐다. 오구리 슌은 "일본에서는 관객들이 많이 웃지 않았는데, 한국 관객분들이 많이 웃어주셔서 기뻤다"라고 "'슈얼리 섬데이'는 내 모든 것을 담은 영화다. 나는 아직 꿈의 도중에 있다. 그리고, 그렇게 최후를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드시라는 말로 맞이하는 마지막도 좋지 않을까 싶다. 모두 그런 힘을 얻어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 오구리 슌과 양익준 감독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 뉴데일리

4년 전 제작자에게 '슈얼리 섬데이'의 감독을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 했지만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그리고, 이제야 관객들과 만났다. 그는 28살인 지금의 자신이 나름대로 만들 수 있는 청춘 영화를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슈얼리 섬데이'를 본 양 감독은 "서른이 넘어서 다시 10대 때의 고민을 영화화 한 것을 보며 느끼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똥파리도 과거의 영향이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구조로 흡사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이며 "오구리 슌은 자신감이 넘치고, 멋진 사람이다"라고 그와 그의 작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오구리 슌은 "한국 영화는 굉장히 파워풀하다. 일본 영화도 지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라며 "다음에는 꼭 '똥파리'를 참고해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양 감독에 화답했다.

한편, 오구리 슌은 일본 후지TV 드라마 '반항하지마'로 데뷔해, ‘꽃보다 남자’의 루이역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으며 그동안 ‘고쿠센’, ‘스탠드 업’, ‘아름다운 그대에게’, ‘가난 남자 봄비맨’, ‘크로우즈 제로’ 등을 통해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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