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구로사와 아키라 탄생 100주년 특별전 ⓒ 뉴데일리
    ▲ 구로사와 아키라 탄생 100주년 특별전 ⓒ 뉴데일리

    영화사의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구로사와 아키라는 아시아 영화의 존재를 세계에 알렸으며 그 자체로 전후 영화사를 통과하는 '하나의 흐름'이었다.

  • ▲ 구로사와 아키라 ⓒ 뉴데일리
    ▲ 구로사와 아키라 ⓒ 뉴데일리

    스티븐 스필버그와 조지 루카스, 마틴 스코시스를 비롯한 전 세계 수많은 영화인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던 그는 1934년 첫 번째 영화 '스가타 산시로'를 시작으로, 60년 동안 30여 편의 영화를 통해 시대극과 현대극을 오가며 자신만의 영화세계를 완성해 갔다.

    영화기법의 총체적인 사용을 통해 최고의 미학적 완성을 이뤘던 구로사와 아키라, 그는 예술성과 대중성의 이상적인 결합을 통해 인간의 존재와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해 왔던 영화사의 거장이었다.

     

    '구로사와 아키라 탄생 100주년 특별전' 개막식

  • ▲ 관객들의 호응속에 순식간에 매진 된 영화 '라쇼몽' ⓒ 뉴데일리
    ▲ 관객들의 호응속에 순식간에 매진 된 영화 '라쇼몽' ⓒ 뉴데일리

    지난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시네마테크KOFA 에서는 '구로사와 아키라 탄생 100주년 특별전' 개막식이 열렸다.

    길게 늘어선 해렬과 들뜬 목소리로 가득 찬 공간. 퇴근 후 서둘러 이곳을 찾은 한 연인은 입구에 적인 '매진'이라는 글자 앞에 아쉬운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저들을 이곳으로 불러 놓은 그 매력은 무엇일까?

    이날 개막식이 진행 된 시네마테크KOFA 1관 328석은 개막작 상영 1시간 여 전부터 만원사례를 이뤘다. 국내에서 쉽게 만나볼 수 없었던 구로사와 감독의 초기 작품과의 재회에 다들 큰 기대를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한국영상자료원과 일본국제교류기금이 마련한 이번 특별전은 그의 대표작 21편을 한 자리에 모은 국내 최대 규모의 구로사와 아키라 회고전으로, 이날을 시작으로 약 두 달간 국내 관객들과의 뜻깊은 만남을 갖게 됐다.

  • ▲ 한국영상자료원 이병훈 원장 ⓒ 뉴데일리
    ▲ 한국영상자료원 이병훈 원장 ⓒ 뉴데일리

    '7인의 사무라이', '라쇼몽', '이키루' 등 세기를 넘나드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대표작은 물론, 데뷔작 '스가타 산시로'부터 감독의 첫 번째 칼라영화인 '도데스카덴'까지 초·중기 대표작이 총망라되어 있다.

    특히 '생존의 기록' 등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7편의 작품도 특별전에 포함되어 국내 구로사와 아키라의 팬들에게는 큰 즐거움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영상자료원의 이병훈 원장은 "위대한 영화는 언제나 시간과 국경을 초월하는 감동과 위안을 전해줍니다"라며 "이번 회고전을 계기로 시대와 국경을 추월해, 한국과 일본 양국간의 더욱 풍성하고 다양한 문화교류가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행사에는 유인촌 문화체육부장관을 비롯해 배우 안성기, 국제교류기금 오구라 가즈오, 서울문화센터 혼다 오사무 소장,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장 등 한일 영화관계자들이 참석해 세계 영화사에 큰 획을 그은 구로사와 감독을 추모하는 뜻깊은 행사에 함께했다.

  • ▲ 유인촌 문화체육부장관 ⓒ 뉴데일리
    ▲ 유인촌 문화체육부장관 ⓒ 뉴데일리

    유인촌 장관은 "오늘 이렇게 위대한 감독의 영화와 마주하게 돼 가슴이 설레입니다"라며 "구로사와 감독이 생전에 '영화는 인생을 공유하고 함께 살아가는 장'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감독의 말처럼 지금 우리도 그의 영화의 통해 시대와 국경을 넘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시대를 초월해 존재하는 영화의 힘, 나아가 문화의 힘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구로사와 감독을 탄생시킨 영화 '라쇼몽'

    개막작으로 상영된 '라쇼몽'은 1951년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구로사와 감독을 세계적인 감독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소설 '덤불 속'을 원작으로 해 이야기의 내용과 뼈대를 가져왔으며, '라쇼몽'에서 사건의 배경과 제목을 빌려 왔다. '라쇼몽'은 일본 봉건시대를 배경으로 ‘진실의 상대성’이라는 보편적인 주제에 동양과 서양의 미학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라쇼몽'은 88분간의 흑백필름이 주는 극대화 된 재미를 선사한 작품이었다. 1950년에 만들어진 영화라는 것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영화적 기법에 한 시도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 ▲ 영화 '라쇼몽' ⓒ 뉴데일리
    ▲ 영화 '라쇼몽' ⓒ 뉴데일리

    영화 상영 직후에는 특별한 손님들이 초대됐다. 1980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구로사와 감독의 작품 '카게무샤'와 '란' 등의 주역을 맡았던 일본의 명배우 나카다이 다츠야와 감독의 스크립터이자 실제, '라쇼몽' 제작에 참여한 노가미 데루요가 참석해 영화의 뒷 이야기를 들려줬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 된 대담에서는 영화의 이야기를 쏟아내는 두 사람과 진지한 눈빛으로 웃고 고민하며 귀를 기울이는 관객들이 하나가 돼 진정한 축제의 장을 만들어 나갔다. 구로사와 감독과 그의 작품의 기억을 공유한 이들이 자신들의 추억을 쏟아내며 향긋한 이야기 꽃을 피웠다.

     

  • ▲ 영화 '라쇼몽' 스크립터 노가미 데루요(좌)와 배우 나카다이 다츠야(우) ⓒ 뉴데일리
    ▲ 영화 '라쇼몽' 스크립터 노가미 데루요(좌)와 배우 나카다이 다츠야(우) ⓒ 뉴데일리

    또한, 특별전 기간 중에는 두 사람은 물론, 구로사와 감독의 영향을 받은 하야시 가이조 감독과 '란'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열연했던 배우 유이 마사유키 등이 방문해 관객과의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7월과 8월 두 달간 열리는 ‘구로사와 아키라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의 모든 상영과 행사는 무료로 진행되며, 상영  및 프로그램에 대한 문의는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02-3153-2075~7)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