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월드컵 출전 사상 '원정 첫 16강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23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모세스마비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3차전 나이지리아와의 마지막 경기에 나선 한국은 전반 12분 나이지리아의 칼루 우체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전반 38분, 후반 4분 이정수와 박주영이 각각 골을 성공시켜 2-1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 ▲ 남아공 월드컵 3차전 나이지리아에 선제골을 내준뒤 동점골을 넣고 포효하는 이정수, 왼쪽 박주영, 오른쪽 박지성 선수.(연합뉴스)
    ▲ 남아공 월드컵 3차전 나이지리아에 선제골을 내준뒤 동점골을 넣고 포효하는 이정수, 왼쪽 박주영, 오른쪽 박지성 선수.(연합뉴스)

    특히 이정수는 나이지리아 진영 왼쪽에서 이영표가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기성용이 올린 크로스를 온 몸으로 쇄도해 천금같은 골을 만들어 냈다. 이는 지난 그리스전에서 연출됐던 '기성용 크로스, 이정수 오른발 슛' 장면을 두 경기만에 고스란히 재현한 것.

    후반 4분엔 박주영이 나이지리아 왼편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팀 오른쪽 골문을 갈라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후반 18분 염기훈을 대신해 투입된 김남일이 24분 나이지리아 페널리 라인 부근에서 상대팀 선수에게 백태클을 가해 경고를 받는 우를 범했다. 결국 야쿠부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킨 나이지리아는 2-2로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다행히도 동시간대에 열린 아르헨티나와 그리스의 경기에서 아르헨티나가 후반들어 연속골을 기록, 2-0으로 승리를 거둠에 따라 한국은 1승1무1패로 그리스에 승점에서 앞서며 대망의 16강 진출에 성공하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토너먼트로 치러지는 16강전에서 한국은 26일(이하 한국시간) 밤 11시에 A조 1위인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8강행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우루과이는 1930년과 1950년 두 차례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던 강호. 1960년대 이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해 최근에는 국제무대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우루과이는  8년만에 복귀한 남아공 월드컵 본선무대에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0년만에 16강에 올랐다. 

    우루과이 팀의 핵심은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마드리드)과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로 이어지는 최전방 투톱이다. 스페인 명문클럽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활약 중인 포를란은 지난 시즌 55경기에서 28골을 넣는 절정의 골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포를란은 이번 조별예선 남아공과의 경기에서 혼자 2골을 넣으며 3-0 승리를 이끌었다.

    또 네덜란드 아약스 소속의 수아레스도 마지막 멕시코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만만찮은 득점력을 자랑한다.

    한국은 우루과이와 악연도 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우루과이와 가졌다. 2패를 당한 한국은 승점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후반 막판 다니엘 폰세카에게 결승골을 내줘 0-1로 패했다. 한국으로선 26일밤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이 20년전 패배를 설욕할 기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