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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동생보다 더 많이 울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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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 경기 시작전부터 뜨거운 눈물을 보인 '인민루니' 정대세 ⓒ 뉴데일리
북한 축구대표팀 공격수 정대세(26)의 형 이세(28)씨는 16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동생의 경기를 본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브라질전(북한 1-2 패)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동생 정대세와 마찬가지로 형 이세씨도 현역 축구 선수다.
이세씨는 2008년 말 국내 실업축구 노원 험멜에 골키퍼로 입단해 1년간 활약하다가 올 2월 일본 프로축구 2부리그(J2) 'FC기후(岐阜)'라는 팀으로 옮겼다.
지난해 훈련 도중 오른쪽 발목을 심하게 다친 뒤 현재는 연습생 생활을 하고 있다. 동생의 경기 중계도 나고야에 있는 집에서 봤다고 한다.
이세씨는 경기 전부터 2남1녀 중 막내인 동생이 왠지 눈물을 흘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국적 문제도 있고, 사실 심정이 복잡하지 않았겠습니까. 동생이 우는 걸 보고 어머니는 더 많이 울었을 겁니다. 그걸 지켜보는 동포들도 마찬가지였을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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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대세의 형 정이세씨. 한국서 골키퍼로 뛰다가 일본 프로축구로 돌아갔다.
정대세는 경기 후 자신이 눈물을 흘린 이유를 "세계선수권대회에 드디어 나오게 됐고 세계 최강 팀과 맞붙게 됐기 때문에 좋아서 그랬다"고 설명했지만 형이 보기에 그 눈물에는 기쁨이나 감격 말고도 한국 국적이면서 북한 대표로 뛰는 복잡한 처지에 대한 서러움 같은 감정도 섞여 있었으리라는 것.
이세씨는 동생을 응원하러 남아공으로 건너간 어머니 이정금씨의 심정도 복잡했으리라고 추측하고 있었다.
이세씨는 북한이 경기를 앞둔 포르투갈이나 코트디부아르가 너무 강해서 16강 진출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그래도 동생에 대한 형의 기대는 강했다.
남아공으로 향하기 전 나고야 집에 들른 동생에게 "뜻한 대로 마음껏 뛰어라"라고 격려한 형이었다.
이세씨는 "(동생이) 열심히 할 겁니다. 어릴 때부터 축구 한 길로 걸었고, 자기 뜻대로 어려운 길을 선택해서 갔으니까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