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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이자 '빗장수비'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이 파라과이의 밀집수비를 뚫지 못하고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시간으로 15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 타운 그린 포인트 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F조 1차 예선에서 전 대회 우승국 이탈리아가 파라과이와 한 골씩 주고 받는 승부 끝에 1:1로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이날 공격 양상은 이탈리아와 파라과이가 마치 유니폼을 바꿔 입읏 듯 전혀 상반되는 플레이를 펼쳐 주목됐다.
이탈리아는 시종 일관 공격 일변도로 나온 반면 파라과이는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를 연상케 하는 철벽 수비로 상대팀의 파상 공세를 막아냈다.
게다가 철저히 수비 위주로 가던 파라과이는 전반 39분 프리킥 찬스에서 아우렐리아노 토레스가 올려준 볼을 안톨린 알카라스가 헤딩슛으로 연결, 첫 골을 뽑아내며 '효율성' 면에서 이탈리아를 압도했다.
이탈리아는 중원을 장악한 뒤 완벽한 패싱게임으로 경기를 주도해 나갔지만 전반 21분 리카르도 몬톨리보가 날린 회심의 슈팅이 골키퍼에게 가로막힌 이후 이렇다할 결정적인 기회를 얻지 못하고 실속없는 플레이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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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탈리아의 데 로시가 동점골을 넣는 장면.
차라리 파라과이의 전략이 효과적이었다. 수비 위주의 패턴에서 역습을 노린 파라과이는 전반전 선취골을 얻어낸 후 오히려 이탈리아를 압박하며 추가골 사냥에 적극적인 모습을 비쳤다.
아무런 소득없이 전반전을 마친 이탈리아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는 부폰 골키퍼를 빼고 신예 선수를 집어넣는 충격 요법(?)을 동원, 선수들을 독려했다(이날 경기에서 부폰은 허리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과는 나타났다. 후반 10분 몬톨리보의 중거리 슈팅이 터지는가하면 교체 투입된 마우로 카모라네시가 공격적인 움직임을 이끌며 바람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마침내 이탈리아는 후반 18분 시모네 페페의 낮은 크로스를 다니엘레 데 로시가 오른발로 차 넣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에도 이탈리아는 추가골을 얻기 위해 전사적으로 공격에 매달렸으나 페페의 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는 등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러나 양팀은 이날 경기에서 비록 승부를 가리진 못했지만 각각 뉴질랜드와 슬로바키아와의 2차전을 앞두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남은 경기에서 승점을 획득, 나란히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편 AP통신은 경기 직후 동점골의 주인공 데 로시와 이탈리아의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과 인터뷰를 시도, "무승부를 목적으로 나온 팀과는 승부를 가리기가 힘들다(데 로시)", "우리는 공격적인 경기를 했지만 파라과이는 단지 수비만 했다(리피)"는 이들의 노골적인 불만을 소개했다. 이는 수비형 전술에 익숙한 이탈리아 선수들이 되레 수비 위주로 나온 파라과이의 전술에 매우 고전했음을 드러내 준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