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과 북이 유엔에 동시 가입을 한 뒤로는 대한민국은 이미 사라지고 오직 남한(South Korea)이 있을 뿐입니다. 이번에 남아공화국에서 벌어진 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이 잘 싸워 1승을 거두었지만 우리의 태극 전사들이 소속한 나라는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이 아니라 남한(South Korea)이라는 사실은 왜 그런지, 우리에게 서글픈 느낌을 주었습니다.

    한반도의 ‘유일무이한 합법 정부’라고 유엔이 결의했던 대한민국이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한반도의 북쪽에 불법으로 세워진 김일성의 독재정권이 당당하게 조선 인민공화국으로 국제 무대에 등장하게 된 것이 남북의 평화 통일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착각한 사람들이 상당수 있었던 것 같은데, 평화 통일의 꿈은 산산조각이 났고 김일성의 아들 김정일이 권력을 계승한 뒤에는 더욱 사나운 정치 집단이 북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겁니다.

    무력으로 밖에는 적화 통일이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북의 인민공화국은 김대중이 집권하는 정치적 이변을 계기로 땅굴을 포기하고 남한을 전쟁을 통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흡수내지는 접수할 수 있는 묘안을 찾았다고 믿은 것이 분명했습니다.

    남파된 간첩들과 그들에게 포섭된 순진한 백성들과 이른바 자생적으로 반미·친북을 하는 얼간망둥이들을 한데 묶어, 대한민국 안에 자그마한 인민공화국을 하나 세워, 꾸준히 노력하면, 전쟁 하지 않고도 대한민국을 접수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믿게 된 것이 분명합니다. 6·15 선언은 남북교류의 물꼬를 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화통일의 길을 열어준 셈이고, 냉전구도는 조금도 전환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남과 북의 대립국면을 심화시켰을 뿐입니다.

    6·15 공동 선언대로 나가면 대한민국은 조만간 사라지게 마련입니다. 헌법에 위배되는 합의를 보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대통령이 있을 수 있습니까. 마치 패전국인양 배상금도 지불하고 항복 문서에 조인도 하고 돌아와 노벨 평화상을 받을 수 있었는지 모르나 대한민국 역사에 영웅으로 남기는 어렵습니다.

    그 동안 김정일의 앞잡이들이 ‘선전’하며 대한민국의 인구를 5천 만으로 잡으면 그 중의 약 1,500만은 ‘김정일의 사람들’이 되게 한 것 같습니다. 그런 자들이 학교에도 있고 관공서에도 있고 노동조합에도 있고 심지어 종단·교단에까지 끼어들어 ‘김정일 세상’을 만들어 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겁니다. 1,500만이 3,500만을 힘으로 이길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