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었고 여당인 한나라당이 참패를 면치 못했다고 합니다. 선거가 끝난 직후에 여·야 대표들의 표정이 사진에 찍혀 크게 신문에 보도가 되었는데, 정세균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정몽준은 시무룩한 표정이었습니다. 그들의 얼굴을 보면 누가 승자이고 누가 패자인지 즉각적으로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선거결과가 민주당의 승리니 한나라당의 패배니 할 수 있는 근거는 희박합니다. 총평을 한다면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한 걸음 전진한 것입니다. 지역주의는 아직 청산하지 못하였습니다. 한나라당은 여전히 영남을 장악하고 있고 민주당은 호남이 발판입니다.

    그런데, 그 구도가 조금씩 흔들리는 징조가 눈에 보입니다. 아마도 김대중·노무현이 유권자의 눈에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유권자들의 긴장을 다소 풀어주었을 것입니다. 앞으로는 김대중 없이도 민주당이 집권할 수 있는 가능성은 드러낸 셈입니다.

    동시에 이 가능성은, 민주당에게 엄청난 부담이 될 것입니다. 왜 그런가 하면, 민주당이 여전히 다수결의 원칙을 무시하고, 장외투쟁이니 극한투쟁이니 등등 헛소리나 하다가는 2012년 대선에서 유권자에게 또다시 외면당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민주주의로 숨을 고르고 몸을 추슬러 제발 18대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나오기를 학수고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