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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톈안먼(天安門)이여. 우리는 1989년 6월 4일을 잊을 수 없습니다. 중국의 민주주의를 요구한 톈안먼 민주화 운동은 반드시 재평가 받아야 합니다."
중국 톈안먼 사태 21주기를 맞아 4일 밤 홍콩섬 빅토리아공원에 운집한 15만명(주최 측 추산)의 홍콩시민들은 촛불을 밝힌 채 소원을 빌었다.
`중국의 애국주의적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홍콩 연대'(支聯會.지련회) 주최의 촛불집회는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인 15만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3시간 가량 진행됐다.
세토화(司徒華) 지련회 주석은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민들이 촛불집회에 참여했다"면서 "이는 시민들이 6.4 톈안먼 사태를 잊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시민들은 집회(현지시간 오후 8시) 시작 2시간 전부터 전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행사장으로 향했다.
인근 전철역에서 빅토리아공원까지 수백여m의 거리를 이동하는데 무려 20분 이상 걸렸으나 시민들은 질서정연하게 행사장으로 향했다.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청년층에서부터 60, 70대 노인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으며, 자녀를 데리고 나온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일부 시민들은 행사 시작 전 지련회 측이 톈안먼 민주화 운동 정신을 기리기 위해 빅토리아 공원에 세운 `민주여신상' 앞에 꽃을 헌화하면서 묵념을 하기도 했다.
또 행사장 곳곳에는 `6.4 복권'(六四平反)이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내걸려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한 50대 남성은 "톈안먼 관련 촛불집회에는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민주주의와 정치개혁을 요구했던 톈안먼 민주화 운동이 재평가 받게 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톈안먼 사태는 잊을 수도 용서할 수도 없다"면서 "반드시 진상이 규명되고 재평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톈안먼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뜻으로 흰색과 검은색 옷을 입고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행사가 시작되자 사회자의 선창에 따라 "톈안먼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고 촛불을 흔들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시민들은 또 중국의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로 11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류샤오보(劉曉波) 변호사와 쓰촨(四川) 대지진 당시 무너진 학교 건물들의 부실공사 여부를 조사하다 체포된 인권 운동가 탄쭤런(譚作人) 등의 석방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중문대 확생회는 행사가 끝난 뒤 민주여신상 1점을 교정에 설치할 예정이지만 학교 측이 `정치적 중립'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충돌이 예상된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