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에서 "중국 정부는 국제적인 조사와 이에 대한 각국의 반응을 중시하면서 사태의 시시비비를 가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해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원 총리는 "중국은 그 결과에 따라 누구도 비호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전했다. 원 총리는 또 "중국이 일관되게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그 어떠한 행위도 반대하고 규탄한다"고 말했다.

  • ▲ 이명박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양자회담을 마친 뒤 협정서명식에 참석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양자회담을 마친 뒤 협정서명식에 참석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원 총리의 이런 발언은 민군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조사 결과 발표에 소극적이던 중국 정부의 기존 입장에서 상당부분 진전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원 총리가 이 대통령의 설명을 매우 경청했고 상당부분 수긍한다는 뜻으로 고개를 여러차례 끄덕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단독회담 뒤 확대회담에 참석하는 두 분 모두 환하게 웃는 얼굴로 입장했다"고 말해 이날 회담이 성과가 있었음을 짐작케 했다. 한 관계자는 "이 정도면 굉장히 진전된 것"이라고 평했다.

    실제 이날 단독회담은 당초 계획했던 30분을 훌쩍 넘어 100여분간 진행됐고, 두 정상 모두 천안함 사태로 대화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원 총리에게 천안함 사태에 대한 조사 결과와 우리 대응 방향에 대해 매우 상세하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직접 참모진에게 지시해 원 총리에게 보여줄 천안함 조사 결과에 대한 설명자료를 만들도록 지시했고, 이 자료를 갖고 원 총리에게 하나하나 상세히 설명했다. 이에 원 총리도 이 자료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이 대통령의 설명을 집중해 경청했다고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