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63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시'로 각본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이 주연배우 윤정희의 여우주연상 불발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 ▲ 제63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시'로 각본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 ⓒ 뉴데일리
    ▲ 제63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시'로 각본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 ⓒ 뉴데일리

    24일 오전 2시 15분(이하 한국시각)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칸 영화제 폐막식 및 시상식에서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뜻 깊은 상이지만, 그간 칸 영화제의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과 '여우주연상'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된 만큼 아쉬움도 적지 않다.

    이 감독이 기대한 상은 여우주연상이었다. 칸에서 만나는 기자들마다 여주인공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상을 안주면 이상한 일이라고 말해왔다.

    이날 수상 직후 이 감독은 국내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곳에서 만나는 기자들마다 윤정희 선생님의 연기력을 칭찬하는 일이 많아 내심 여우주연상을 기대했는데, 내 이름이 호명돼 선생님에게 미안했다"고 털어놨다. 이 감독은 지난 2007년 영화 '밀양'을 통해 전도연의 '칸의 여왕'의 자리에 올려놓은 바 있다.

    또한, 기대가 높았던 '황금종려상' 수상 불발에 대해서는 "기대하지 않았었다"라며 "작품을 두고 객관성을 갖기가 힘들 것이다. 내가 부담스러웠던 것은 남들의 기대였다. 그게 날이 갈수록 걱정스러웠다"고 그간의 심경을 고백했다.

    이 감독은 각본상 수상 이유에 대해 시나리오의 미덕을 꼽았다. 또한,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과 영화 관계자들이 윤정희의 연기에 감동하고 끝까지 응원해준 것 그 자체가 상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배우 윤정희 역시 "이미 언론과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라며 "로몽드, 파가로의 평을 믿는다. 내겐 상보다 그런 평가들이 더 소중하다. 다만 아쉬운 건 '시'와 같이 많은 사람들에게 생각을 하게 해주는 영화를 좀 아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 영화 '시'의 이창동 감독(좌)과 배우 윤정희(우) ⓒ 뉴데일리
    ▲ 영화 '시'의 이창동 감독(좌)과 배우 윤정희(우) ⓒ 뉴데일리

    이어 "영화제는 올림픽에서 기록이나 승패를 겨루는 게 아니다. 나 자신부터 거기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고 기대해주셔서 고맙다. 그 고마움을 가지고 칸을 떠나겠다"고 전했다.

    한편, 유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되던 윤정희는 줄리엣 비노쉬에게 자리를 넘겨줬다. 또한, 칸 영화제의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태국의 아피찻퐁 위라세타쿨 감독의 '엉클 분미'가 차지했다. 남아주연상은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영화 '비우티풀'의 주연배우인 스페인의 하에베르 바르뎀과 이탈리아의 엘리오 게르마노가 공동 수상했으며, 프랑스 마티유 아말릭 감독의 영화 '순회공연'이 감독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