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창동 감독 ⓒ 박지현 기자
    ▲ 영화 '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창동 감독 ⓒ 박지현 기자

    영화 ‘시’로 제63회 칸 국제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마스터 영화 제작지원 심사에서 탈락, 한 심사위원에게 0점을 받은 것에 대해 말을 아꼈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유플렉스에서 열린 영화 ‘시’의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 감독은 국내에서 각본을 평가 절하 당한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마스터 지원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에서도 충분히 인정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15년간 모든 시나리오들을 보이콧 해 온 윤정희 선생님이 받아준 것 만으로도 큰 인정이다”고 말했다.

    또한, 이 감독은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은 ‘시’의 매력으로 “칸 영화제는 심사결과나 내용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나 내가 듣기에는 각본상을 줄만한 다른 영화가 없어서 나를 줬다고 들었다”라며 “사실 그 말에 동감한다. 지난해 칸에서 심사를 했는데, 딱히 각본이 좋다고 할만한 영화들이 눈에 띄지 않더라”고 겸손하게 말해 웃음을 전했다.

    다만, 올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팀 버튼 감독의 말을 인용해 “그가 나를 직접 찾아와 말하길 ‘영화가 감동적이다.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이다’고 하더라”며 “정서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잘 전해지지 않았나 싶다”고 자평했다.

    또한, 이 감독은 “기본적으로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내 영화를 두고 어렵다고들 이야기 한다. 익숙한 문법의 영화가 아닐 수도 있다. 거기에 더해 번역 등의 문제로 외국에서의 깊은 한 공감이 미지수 였으나, 결국 영화문법은 보편적인 것이란 걸 느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감독은 국내 관객들에게 “‘시’는 마음으로 만날 수 있는 영화”라며 “마음으로 느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