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63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영화 '시'의 이창동 감독(우)과 배우 윤정희(좌) ⓒ 뉴데일리
    ▲ 제63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영화 '시'의 이창동 감독(우)과 배우 윤정희(좌) ⓒ 뉴데일리

    이창동 감독, 그가 다시 한번 해냈다.

    그의 영화 '시'가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최초 각본상의 영예를 거머쥐며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23일 오후 7시 15분(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제63회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이 감독의 '시'가 막강한 경쟁작들을 물리치고 각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영화가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이 감독은 '밀양'으로 처음으로 칸 영화제에 진출한 이래 두번째 경쟁부문 진출작에서 각본상을 수상하게 됐다.

    이날 이 감독은 주연배우 윤정희와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이 감독은 "팀 버튼 심사위원장을 비롯해 칸 영화제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라며 "특히 여주인공 윤정희와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 미자의 삶을 준 영화 스태프들에게도 고맙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으며, 시상식에 함께 참석한 윤정희는 감격의 눈물을 보였다.

    '시'의 수상 예감은 일찌감치 찾아왔다. 칸 소식통 및 외신이 '시'에 대한 찬사를 쏟아내며 유력한 수상작임을 증명해 왔다.

    지난 19일 칸 뤼미에르대극장에서 진행된 공식 갈라 스크리닝에서 10여 분간 기립박수를 받으며 극찬을 이끌어냈으며, 데일리인 스크린에서 7개 매체로부터 4점 만점 중 평점 2.7을 받아 평점 순위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또한, 칸 영화제 주최측이 이날 오전 이창동 감독에게 폐막식 참석을 권한 것이 알려지면서 이같은 분위기는 한층 고조됐다. 

    특히, 칸 영화제와 남다른 인연을 맺어온 이 감독의 '시'는 칸에서 기다리던 작품으로 손꼽혀 왔다.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경험등에 비춰볼 때 이 감독의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져 왔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을 맡았으며, 2007년 '밀양'을 통해 배우 전도연을 칸의 여왕의 자리에 올려 놓은바 있기에 국내 외 영화 관계자들에게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큰 기대를 받아왔다.

    한편, 유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되던 윤정희는 줄리엣 비노쉬에게 자리를 넘겨줬다. 또한, 칸 영화제의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태국의 아피찻퐁 위라세타쿨 감독의 '엉클 분미'가 차지했다. 남아주연상은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영화 '비우티풀'의 주연배우인 스페인의 하에베르 바르뎀과 이탈리아의 엘리오 게르마노가 공동 수상했으며, 프랑스 마티유 아말릭 감독의 영화 '순회공연'이 감독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