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은 14일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된 유시민후보 '띄우기'와 동시에 '단일화' 후유증 추스리기에 나섰다. 일단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후보단일화를 '야권 승리의 발판'과 '정권심판론'이라는 명목으로 의미를 부각시켜 후폭풍을 차단하겠단 거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선거대책위 회의에서 서울 한명숙, 인천 송영길, 경기 유시민 후보로 이어진 삼각편대를 "최강의 진용"이라고 치켜세운 뒤 "야권 모두의 지방선거 향한 최선의 노력 기울여지면 야권단일후보에게 승리가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진짜 반성을 요구하기 위해선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승리가 절대 필요하다는 점을 야권모두 공감하고 있다"며 '정권심판론'을 강조했다. 전날 '유시민 단일화' 충격으로 인 내부의 동요를 추스르기 위해 당 밖으로 화살을 돌리겠다는 의도다.

  • ▲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선대위원장들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에서 6.2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선대위원장들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에서 6.2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정동영 공동위원장도 "유 후보는 국참당의 후보가 아니라 도민, 경기의 후보"라며 "야권연대에 따라 유 후보가 결정된 만큼 작은 차이 넘어 큰 명분, 대의에 함께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른 위원장들이 '유시민 띄우기'에 열을 올리는 것과는 달리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인 건 손학규 공동선대위원장이었다. 경기지사 후보 단일화 중재자를 자임하고 나선 그는 '유시민 띄우기'보다 당심달래기에 초점을 뒀다.

    손 위원장은 "우리 당 후보를 단일화 후보로 만들지 못한데 대해서 당원동지 여러분께 송구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손 위원장은 "단일화 결과로 500여 후보 여러분께서 당황하고 불안할 것"이라면서 "특히 나로서는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 ▲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오른쪽)가 14일 오전 국회 민주당 대표실로 정세균대표를 방문, 악수하고 있다. 유 후보의 왼쪽 가슴에 노 전 대통령 1주기를 상징하는 노란리본이 눈에 띈다 ⓒ연합뉴스
    ▲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오른쪽)가 14일 오전 국회 민주당 대표실로 정세균대표를 방문, 악수하고 있다. 유 후보의 왼쪽 가슴에 노 전 대통령 1주기를 상징하는 노란리본이 눈에 띈다 ⓒ연합뉴스

    김민석 공동선대본부장은 "이번 선거의 의미를 일부 '친노벨트 대 현 정권'으로 몰아가려는 현 정권과 보수언론의 프레임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고 의도적이고 분열을 획책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특히 그는 "한명숙,유시민,김정길 후보에 이르기까지 모두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일선과 전면에 섰던 분"이라고 칭하며 '친노 끌어안기'에 나섰다. 그간 대표 친노무현계인 유 후보를 향해 "분열주의자" "카멜레온처럼 말 바꾸고있다" "솔직히 유시민 못믿겠다"(3/17일 당 최고위원회의) 등 맹공을 퍼붓던 태도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동교동계 구주류 한광옥 공동위원장도 "우리 당은 친노만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 김.노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것은 사실이나 민주주의와 서민대중,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해온 정당으로 친노라는 말은 적당치 않다"고 주장했다. 6월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구 16곳 가운데 9곳에 친노가 나오는 상황에서 엄존한 '친노 득세'를 애써 일축하는 모습을 부각시킨 것이다.

    이는 제1야당으로서 수도권 1곳에 광역단체장 후보를 내지 못해 체면을 구긴 것보단 단일화 성과가 미비할 경우 불어닥칠 책임론을 면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정 대표는 유 후보를 만난 자리에서 "결과가 좋으면 다 잘됐다고 평가받을 것"이라며 "선거는 결과로 말한다. 유 후보는 저력이 있으니 믿는다"고 당부했다. 이에 유 후보는 "오늘 밤 김문수 지사와의 토론은 완전한 정책대결로 갈 것"이라며 "공중전은 내가 확실히 해낼 것이고, 민주당은 조직력으로 함께하면 될 것"이라며 협조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