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종교인들이 ‘4대강=피조물(被造物) 죽이기’기’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을 흔히 들을 수 있다.
    전제할 것은 필자는 토목공사에는 문외한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4대강 사업에 대해 무얼 좀 아는 것처럼 말할 수도 없고, 그렇게 말하지도 않겠다. 그런데 종교인들 상당수는 아마도 토목공사에 관해 뭘 꽤나 아는 것 같다. 그러니까 그렇게 자신 만만하게 들 반대하는 것 아니겠는가? 신학교와 승가대학 교과 과정에 ‘토목 신학(土木 神學) 개론' ‘토목경(土木經) 강의’라도 있는 모양이다.
     이명박 정부는 매사 겁 많고 소심하고 리더십 부족한 정부로는 보인다. 그러나 007 영화에 등장하는 괴기한 악당처럼은 보이지 않는다. 그런 악당도 결단력 있는 독종이라야 할 수 있는 것이기에 하는 말이다. 이렇게 본다면 이명박 정부가 무슨 악당 자격이 있다고 멀쩡한 4대강을 죽이고 환경을 죽이려 할지, 도무지 그럴 만한 깡이 있다고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랬다가는 2013년에 정권을 놓는 바로 그 순간 멸문지화(滅門之禍)를 모면할 수 없을 터인데, 이명박 대통령에게 과연 그 만한 담력이 있을까?
      환경이 파괴될 우려가 있으면 그것을 경고하고 대책을 세우고 방비책을 제시하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다. 그리고 그런 것이라면 이명박 정부는 마땅히 흔쾌하고 감사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하천(河川) 정비 사업은 더 따질 것도 없이 불문곡직 하느님 창조질서 죽이기라거나, 자연은 삽질도 해선 안 된다거나 하는 식이라면 그건 일종의 근본주의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임박한 물 부족 같은 것에 대해서는 종교인들은 어떤 대책이라도 가지고 있다는 것인가? 
     종교인들을 포함해 누구나 찬반 의견을 피력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을 신앙 공동체 구성원들 각자의 자유와 양심과 소견에 맡기지 않고, 지금이 무슨 중세기라고 교단 권력 자체가 앞에 나서서 신도들을 향해 “반(反) 4대강이 진리니라"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후보를 지지하노라” 하나뇨? 그건  근대(近代) 이후 오늘의 시점에서는 아무레도 좀  그렇지 않은가? 그런 건 선거법에 안 걸리나? 예수님 부처님, 너무 존경스럽다. 그러나 자기들의 말을 그 분들의 말인 양 하는 사람들을  꼭 그렇게 봐 줘야 할지는 의문이다. 지금은 그리고 반(反)유신 민주화 투쟁기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