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5년 해방이 되자 평양에는 ‘개털 오바’를 입은 공산당의 당원, 그리고 붉은 군대의 장교들이 등장하여 위세를 떨치기 시작했었습니다. 내 친구들도 몇 놈 그 ‘개털 오바’ 당에 뛰어들었는데, 그 중 한 놈은 부모가 식당을 경영해 꽤 넉넉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는데, 이놈이 열성 당원이 되어 자기 자신의 부모를 부르죠아 반동분자로 규정하고 매일 규탄하고 매도한다고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었습니다.

    뒤에 알게 된 사실인데, 그런 ‘환자’를 마르크스주의의 ‘소아병’ 환자라고 부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고약한 ‘혁명사상’에 젖어 부모도 없고 자식도 없고 다만 ‘혁명정신’만 살아있어서, 상식으로는 이해 못할 해괴한 짓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괴질에는 약이 없어, 그런 병은 죽어야 낫는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민주주의는 약점이 많은 정치적 이념입니다. 우선 지도자를 뽑는 일이 어렵고 선거에 돈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자금 조달이 힘이 듭니다. 그런데 민주주의에도 ‘소아병’같은 것이 있어서, 민주주의가 때로는 곤두박질을 합니다.

    서울시 교육감 후보에 민주교육을 표방하는 ‘선생님들’이 여덟이 출마한다니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저마다 당선될 자신이 있다니 그것이 일종의 ‘소아병’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그 중의 하나가 당선될 가능성도 매우 희박하고, 오히려 단일후보를 내세운 전교조가 승리할 것이 불을 보듯이 뻔한 노릇 아닙니까. 저마다 제가 된다니, 교육감 자리는 하나인데! 병이 들어도 심하게 든 것입니다. 병명은 ‘소아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