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찬 국무총리는 지난 2월 총리실 정무실장(1급)으로 임명된 전 국정원 직원 김유환씨가 지난 2007년 대선에 앞서 국정원 내에 조직된 이른바 ‘박근혜 뒷조사TF’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또 총리실에서 김씨를 영입한 배경으로 “정무적 판단 능력이 뛰어나다”는 주변의 권유에 의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 ▲ 정운찬 국무총리가 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정운찬 국무총리가 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 총리는 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정원에서 일했던 김유환을 왜 총리실에서 임명했느냐”는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의 질의에 “여러 사람으로부터 훌륭한 분이라고 들었고, ‘총리는 교수출신이니 정무적 판단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모셔오라’고 (주변에서 권유)해서 모셔온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그러나 지난 2004년과 2006년 국정원에서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을 위한 TF가 가동됐고, 그 지휘책임자가 김씨였다는 지적엔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고 부인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이 같은 사실에 대해서 김유환이라는 사람이 관련자라고 판단되면 어떤 조치를 취하겠느냐”고 다그쳤고, 정 총리는 “저는 처음 듣는 말이지만 그것이 사실이라면 잘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 총리는 또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면서 “제가 조사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하셔서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알리기 바란다”는 거듭된 요청에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 의원과 월간 신동아 4월호 등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 2007년 대선이 있기 전 국정원이 ‘박근혜 뒷조사 TF’를 구성했으며, 김씨는 보고를 받는 주요 책임자였다. 이 같은 내용은 전직 국정원 직원의 증언에 따른 것으로, 증언에 의하면 TF는 주로 호텔이나 한화콘도 객실 등에서 작업을 진행해왔다.

    실제 이 국정원 내사자료가 유출돼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사용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다. 그 해 6월17일 자신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부국팀 자문위원이라고 소개한 김해호씨는 63빌딩에서 이른바 ‘최태민 목사 폭로 기자회견’을 갖고 박근혜 전 대표를 비방했다.

    수사결과 김 씨의 기자회견 배후에 이명박 후보캠프 일부 인사들이 있었음이 밝혀졌고, 그 가운데서도 정두언 의원의 보좌관이 핵심 인사로 지목돼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번에 총리실로 들어간 김씨를 추천한 인사도 정 의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