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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유서 아닌 연극 대본일수도…"
故최진영의 유서로 추정되는 정체 불명의 메모가 발견 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시사주간지 일요신문은 5일 '최진영 자살 직전 메모 공개'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최진영이 남긴 메모와 더불어 어머니 정모씨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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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최진실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할 당시의 최진영. ⓒ 뉴데일리
이 매체가 공개한 최진영의 메모에는 "모든 인생은 꿈이야. 한 여름밤의 꿈. 죽으면 영혼은 어디로 가는가. 영원으로의 세계, 영혼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육신은 무엇이며 영혼은 머릿속에 있나. 가슴에 있나. 모든 영원 속으로 사라지고 떠나가고 육신을 벗어난 영혼은 훨훨 어디로 가는 것일까"라는 내용이 담겨 있어 죽음에 대한 번뇌와 의문으로 가득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언젠가는 다 버리고 떠날 것이며 죽음도 고통도 다 버리고 떠날 것이며, 불어라 씽씽 바람 불어라 내 무덤가에 꽃을 심어라, 모든 것 두고 떠나리"라는 글귀에는 마치 고인이 죽음을 각오한 듯 처연한 비장미마저 감돌고 있어 이 글이 일종의 유서일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故최진영의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한 강남경찰서는 이 문건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인의 사망 원인에 대해 개방성 목맴에 의한 경부 압박질식사로 결론지은 뒤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정황상 자살한 것이 명백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5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공책에 적힌 메모 형식의 글을 유서로 단정짓는 것은 올바른 판단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뒤 "구체적인 자살 동기가 적시되지 않았고 작성 시기도 한달 전인지 자살하기 직전인지 알 수가 없어 해당 문건을 이번 사망 사건과 결부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답했다.
유족들 역시 고인이 남긴 메모가 유서로 보도된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유족 측은 5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메모가 어떻게 외부로 유출됐는지는 모르지만 더 이상 고인이 거론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고인을 편안하게 해달라"는 요구를 언론사 측에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티즌 사이에선 이번에 공개된 최진영의 메모가 다분히 시적이고 몽환적인 내용이 담겨있어 자신의 심경을 담은 글이 아닌 올해 출연 예정이었던 드라마나 영화의 대사 중 일부일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글의 뒷편에 '2010.3.23 화요일 흐림'이라는 글로 시작하는 일기 형식의 메모가 있는 점으로 보아 단순한 영화 대본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뒷편에 적힌 이 글에서 고인은 조카인 환희와 준희에 대한 애틋한 심경을 드러냈는데 '앞으로 동생(준희)을 잘 돌봐줄 것'을 환희에게 당부하는 말도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편 이 매체는 어머니 정옥숙씨가 아들 최진영에게 보낸 두 장 분량의 편지도 공개했다.
이 글에서 정씨는 "네가 강해야 이 엄마도 살 텐데 너는 자꾸 나날이 움츠러 들기만 하고 세상과 담을 쌓고 타협하지 않고 불평불만 한다고 누가 알아주니"라고 밝히고 있어 고인이 최근 수개월간 외부와 단절된 채 생활해 왔다는 경찰의 조사 발표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