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아사다 마오가 김연아를 누르고 2010 ISU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27일(현지시간) 우승했다. 2008년 스웨덴 예테보리 세계선수권 이후 2년만이다.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1위를 하고도 전날 쇼트프로그램의 부진으로 인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에서 김연아에게 23점이 넘는 큰 차이로 은메달에 그쳤던 아사다 마오는 “분하고 아쉽다”며 설욕을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 올림픽 이후, 자국으로 돌아가서도 ‘올림픽 은메달’의 기쁨을 만끽하기는커녕 훈련에 집중해왔다. 아사다 마오의 이 같은 조용한 행보에 일본 언론들도 마오에게 인터뷰를 요청하거나, 훈련장에 찾아가는 행동들은 삼가왔다. 한달동안 착실하게 세계선수권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 ▲ 프리스케이팅을 연기 중인 아사다 마오 ⓒ 뉴데일리
    ▲ 프리스케이팅을 연기 중인 아사다 마오 ⓒ 뉴데일리

    전날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68.08의 점수를 기록한 아사다 마오는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 성공에 사력을 다했다. 3번의 트리플 악셀을 프로그램에 삽입, 고득점을 노렸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못했다. 겉보기에는 클린 프로그램을 선보인 것 같았지만 두 번째 과제였던 트리플 악셀․더블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다운그레이드 판정을 받았다.

     

    트리플 플립에 이은 더블 룹 점프와 트리플 룹, 그리고 트리플 플립․더블 룹․더블 룹 점프 등 모든 과제를 큰 실수 없이 수행한 아사다 마오는 올 시즌 자신이 연기한 프리스케이팅 중 가장 깔끔한 연기를 선보였다.

     

    올림픽에서 트리플 플립․더블 룹․더블 룹 점프와 트리플 토룹에서 실수를 한 것에 반해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의 경기는 안정감이 돋보였다. 이번 시즌 프로그램에 유독 적응을 하지 못해 ‘부진’에 늪에 빠졌던 아사다 마오는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2년 만에 세계선수권을 제패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

     

    ‘올림픽 증후군’으로 공허감과 허탈감에 실수가 잦았던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와의 이번 시즌 맞대결에서 처음으로 승리 했으나 이들 간의 빅매치를 다시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아사다 마오는 밴쿠버 올림픽 이후,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도 출전하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하게 밝혀왔으나 김연아는 다르다. 향후 일정은 세계선수권이 끝나고 생각해보겠다고 한 것. 김연아의 은퇴설이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실력으로는 김연아가 아직 우월하나 ‘끈기 있는’ 아사다 마오의 설욕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최고 신기록을 홀로 경신해왔던 김연아에게 아사다 마오가 다시금 '라이벌'로 등극했다. 끈기 단 하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