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이 ‘인재’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철새들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철새 정치인에 대한 공천을 철저히 배제해 이번 6월 2일 지방선거에 절대 발붙히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정병국 사무총장의 발언이 무색해질 정도다.

    한나라당은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임좌순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과 최홍건 전 중소기업특위 위원장, 천사령 함양군수, 엄용수 밀양시장, 서장원 포천시장 등을 영입했다.

    임좌순 전 선관위 사무총장의 경우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노무현 정부 때 장관급인 선관위 사무총장을 지내다 사퇴한 직후인 지난 2005년 4월26일 경기도 아산 국회의원 재선거 때 당시 열린우리당(현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마한 인사다.

    그러다가 이번에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겨 아산시장 선거에 출마한다. 특히 임 전 총장은 2005년 출마 당시 한나라당 지도부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은 인물이다.

    당시 박근혜 대표는 “이런 식의 공천으로 과연 선거가 공정하게 이뤄지겠느냐”며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높다는 것을 여당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가장 큰 배신은 공명선거를 외쳐온 임좌순 선관위 사무총장이 열린우리당의 프락치란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했고, 맹형규 정책위의장도 “충절의 고장 충청도가 철새 도래지로 변모했다”고 비난했다.

    최홍건 전 중소기업특위 위원장 역시 지난 2004년 4월19일 총선 때 탄핵역풍을 맞은 한나라당에 맞서 유리한 입지를 안고 있던 열린우라당 후보로 경기 이천.여주에 출마했다가 떨어졌다. 최근에는 여당으로 바뀐 한나라당으로 들어와 경기 시흥시장에 나선다고 한다.

    천사령 함양군수, 엄용수 밀양시장, 서장원 포천시장 등은 과거에 당선된 현직인사들이지만, 재선을 위해 한나라당으로 이적한 케이스다.

    이들의 행적은 선거철마다 당적을 바꾸는 전형적인 철새정치인의 모습으로, 특히 이들 대부분은 이미 일찌감치 출마를 준비해왔다는 점에서 ‘새로운 인재’로 평가받지도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경필 당 인재영입위원장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일했다고 해도 영입을 기피하지 않고  당과 이명박 정부의 정책기조에 부합하는 인물군일 경우 차별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영입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는 한나라당이 여당임에도 불구하고 인재풀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나라당으로 출마를 준비 중인 한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는 “얼마 전 해남에서 철새 수천마리가 김양식장을 습격해 어민들이 큰 피해를 받았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다”며 “무분별한 철새 정치인의 영입도 꼭 뒤탈을 낳기 마련”이라고 비판했다.